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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토 암살사건의 수혜자는 누구?…'갑론을박'

입력 : 2008.01.02 15:27


베나지르 부토 전 총리 암살사건 여파로 파키스탄 정국이 '시계 제로' 상태인 상황에서 이번 사건의 수혜자가 누구인지를 놓고 파키스탄 여당과 야당의 논쟁이 뜨겁다.

페르베즈 무샤라프 대통령의 정치적 무리수가 부토를 암살에 이르게 한 원인이라는 비난과 이번 사건의 배후에 정부내 인사가 관여했을 것이라는 의혹 속에 그동안 궁지에 몰렸던 여당이 먼저 공세에 나섰다.

무샤라프를 지지하는 파키스탄무슬림리그(PML-Q)의 신드 주 지부 대표인 아르바브 굴람 라힘은 1일 이슬라마바드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부토의 파키스탄인민당(PPP) 지도자들이 소요사태를 부추겨 정치적으로 이용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라힘 대표는 "부토 암살 사건의 진정한 수혜자가 누구인지 따져봐야 할 때"라며 "이번 사건은 (정치적 효과를 염두에 두고) 사전에 치밀하게 공모된 범죄이며 정부가 조사에 나서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여당 지도자가 이처럼 '도발적' 발언을 한 것은 부토 암살 이후 여당에 불리하게 돌아가고 있는 총선 판도에 다소나마 변화를 주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파키스탄 안팎에서는 총선이 예정대로 치러질 경우 부토에 대한 동정여론으로 인해 야당이 압승할 것이라는 관측이 잇따라 나오고 있다.

PPP와 나와즈 샤리프 전 총리의 파키스탄무슬림리그(PML-N) 등 야당들이 총선을 예정대로 치를 것을 강력히 요구하고 있는 것도 이런 배경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반면 여당측은 선거관리위원회의 결정을 따르겠다는 입장을 밝혔지만 내심 총선이 연기돼 부토에 대한 동정여론이 가라앉기를 바라고 있다.

무샤라프 대통령이 국가 비상사태를 선포하고 연임을 밀어붙일 당시 야당들이 총선 보이콧까지 논의했던 것과 비교하면 양측의 상황이 완전히 뒤바뀐 상태다.

이런 여당의 주장에 야당측도 즉각 반박에 나섰다.

부토에게서 PPP 공동의장 자리를 물려받은 아시프 알리 자르다리는 "야당 지도자의 암살로 수혜를 보게되는 건 보나마나 현재 정권을 쥐고 있는 정부"라며 "최근 지속된 소요사태는 총선에서 불리해진 여당과 정부가 이를 미루기 위해 만들어낸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런 가운데 총선이 연기될 경우 야당들이 일제히 연대해 공동대응에 나설 계획이어서 주목된다.

현지 일간 '더 네이션'은 자르다리와 샤리프가 전날 전화통화에서 총선이 연기될 경우 공동대응 방안을 모색한다는 데 합의했다고 전했다.

또 샤리프는 현지 방송과 인터뷰에서 "우리 당은 총선을 연기하려는 어떤 시도도 막아낼 것"이라고는 강력한 의지를 보였다.

이에 따라 총선 연기 여부가 결정될 2일 선관위 긴급회의와 같은 날 열리는 PPP의 중앙집행위원회 회의가 향후 파키스탄 정국의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인다.

(뉴델리=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