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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깎이고 베이고"…환경 외면한 '만신창이' 복구

조재근

입력 : 2007.12.31 08:16|수정 : 2007.12.31 13: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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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강원도의 한 자치단체가 수해복구를 한다며 비포장이었던 좁은 산길을 두 세배씩 넓혀가면서 포장도로를 만들고 있습니다. 울창하던 산림과 하천이 크게 훼손되고 있다는데 이 환경문제 말고도 강원도의 지자체들, 수해복구 비용 제대로 쓰고 있는지, 업체들과 비리는 없는지 제대로 감사를 한 번 해볼 필요가 있을 것 같습니다.

조재근 기자의 보도입니다.

<기자>

강원도 평창군 진부면 지방도 410호선 공사현장입니다.

지난해 여름 수해가 난 도로를 복구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말이 수해복구지, 사실상 도로를 새로 개설하는 것이나 다름없습니다.

수해가 나기 전의 도로는 폭 3m의 비포장 임도로, 10여년 전 지방도로 노선인정만 해놓은 말 뿐인 지방도였습니다.

폭이 3m였던 좁은 산길이 2배, 3배 이상 넓어져 차량교행도 가능해졌습니다.

산비탈이 깎이면서 아름드리 나무들이 베어졌고, 수달이 살던 하천엔 복구차량용 임시도로가 나고, 바위들은 제방을 쌓는 데 쓰였습니다.

[마을주민 : 수달이 그 전에 많았죠. 겨울에는 얼음이 얼면 그 얼음구멍으로 들어갔다 나온 발자국도 있고 그랬다고...]

노면엔 아스콘이 깔리고, 안전펜스와 각종 시설물도 들어섰습니다.

전체 구간 11.9km, 그러나 제대로 된 환경영향평가를 받지 않았습니다.

[이규운/강원도 도로관리사업소 지소장 : 도 방재복구과에 확인해본 바에 따르면 수해복구 사업은 환경평가 제외대상사업이라고 문서가 왔기 때문에 그냥 했다고 생각합니다.]

[조범준/야생동물연합 사무국장 : 멸종위기종인 삵, 담비, 수달들이 살고 있는 지역입니다. 또한 식물같은 경우에는 멸종 위기종이 서식하는지조차 파악을 안한 상태에서 도로를 내고 있으니까...]

한번 훼손되면 복구가 어려운 자연 환경, 지자체의 보다 신중하고 치밀한 자세가 아쉽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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