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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안 기름방제작업 2명 중 1명은 두통 호소"

입력 : 2007.12.26 16:26|수정 : 2007.12.26 16:26

"호흡기통증·구토·전신피로 20~30%…장기간 노출 주민 유병률 최고 12배"


태안 기름유출현장에서 방제작업을 한 자원봉사자나 지역주민 2명 중 1명이 두통을 경험했으며 상당수가 호흡기 통증, 메스꺼움·구토, 현기증, 전신 피로감의 증상이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고 환경단체 녹색연합이 26일 밝혔다.

녹색연합과 고려대 환경의학연구소가 지난 15~16일 오염지역인 태안군 천리포와 만리포 지역 방제작업 참가자 211명(남성 128명·여성 83명)을 대상으로 조사를 벌인 결과 설문대상의 48.8%인 103명이 두통을 겪었으며 31.8%와 28.9%가 각각 메스꺼움·구토와 현기증의 증상이 나타났다고 응답했다.

또 24.2%인 51명이 전신피로감을, 14.7%에 해당하는 31명이 호흡곤란을 겪었으며 목의 건조(25.6%), 기침(20.4%), 눈의 충혈(19.4%), 목의 갈라짐(14.7%) 등의 증상이 나타난 경우가 많았다.

이 같은 증상은 오염지역에 장시간 노출됐을 경우 점점 심해져 2일 이상 작업했을 경우 발병비율은 각각 눈 가려움증 20.3배, 눈의 출혈 7.8배, 피부자극 29배, 호흡곤란 10.1배, 전신피로 5.2배로 증가했다.

장기간, 장시간씩 오염에 노출된 지역 주민들의 발병비율이 비교적 단기간 방제작업을 한 자원봉사자들의 발병 비율에 비해 3배~12배로 높았다.

응답자의 대부분인 97.6%가 안전교육 없이 현장에 투입됐으며 81%가 원유의 주성분을 모른 채, 72.5%가 화학물질이 인체에 미치는 영향을 인지하지 못한 채 방제작업을 벌였다.

응답자의 95% 이상이 장갑, 보호의, 보호마스크, 보호장화 등을 착용하고 방제작업을 벌였지만 보호안경을 착용한 사람은 3%에 그쳐 유해물질에 대한 안구 보호에는 관심이 적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원유가 손에 묻은 적 있다는 응답이 72.1%나 되고 원유가 얼굴에 묻은 경우와 증기를 마신 경우가 각각 25%와 30%나 돼 직접 원유에 노출된 경우도 적지 않았던 것으로 조사됐다.

조사팀이 같은 기간 오염지역 내 5개 지점의 대기를 측정한 결과 모두 유해물질 농도가 기준치를 넘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녹색연합은 "원유에 노출된 자원봉사자들과 지역주민들이 받고 있는 건강상의 위협이 심각하다"며 "정부가 방제작업자에 대한 종합적인 건강 모니터링을 조속히 실시해야 하며 장기적인 보건관리계획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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