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은 시어머님이 나이가 많고 고지식하지만 이해심이 많은 분이라고 하였습니다. 고지식이 무엇이냐고 물었더니 앞뒤가 꽉 막힌 사람이라 합니다. 앞뒤가 꽉 막힌 게 뭐냐고 물었더니 이해심이 부족한 것이라 합니다. 저는 모르겠습니다"
페루에서 온 베로니카가 최근 대한YWCA가 주최한 다문화가정 백일장에서 한국에서의 낯선 생활에 관해 쓴 수기 중 일부다. 그는 또 젓가락질이 어려워 포크를 사용하고 싶었지만 시어머니가 `한국에서 계속 살려면 젓가락질을 배워야 한다'고 해 열심히 연습했고 지금은 `기름묻은 마늘'도 집을 수 있게 됐다고도 적었다.
마늘을 좋아하는 시어머니 덕분에 매일 달고 살던 감기도 안 걸릴 정도로 튼튼해졌다는 일본인 며느리 이노우에 유키에씨의 고백도 재미있다.
그는 "요리할 때 시어머니는 항상 마늘을 넣었냐고 물어보시는데 제대로 넣었을 땐 큰 소리로 대답하지만 넣는 것을 잊어버렸을 땐 작은 소리로 넣었다고 거짓말을 한다"고 털어놨다.
"하지만 금방 들켜 버립니다. 시어머니 앞에서는 숨기지 못합니다. 역시 어렸을 때부터 드셨기 때문인지 아니면 제 당황하는 모습을 보고 판단하는지 모르겠지만 어쨌든 예민하십니다!"
대한YWCA는 전국 5개 지역에서 실시한 백일장 대회에서 입상한 95개 작품을 대상으로 심사해 총 15명을 수상자로 선정했다.
서툰 맞춤법으로 적은 사연은 '아이를 낳지 않고 주민등록증을 받아 도망가려 한다'는 주변의 오해 때문에 힘들었던 시간을 이겨내고 아이 셋을 둔 어엿한 주부가 된 이야기와 어디서 내려야 할지 몰라 지하철 2호선을 타고 하루종일 돌았던 웃지 못할 이야기 등 다양하다.
대한YWCA는 또 '결혼이민 여성의 삶'과 '우리 시대의 다문화'를 주제로 한 동영상과 사진 작품도 공모해 442개 작품 중 25개 작품을 수상작으로 선정했다.
전체 수상자 40명 중 11명에게는 고국 방문의 기회가 제공되며, 시상식은 21일 대한YWCA 연합회 강당에서 열린다.
(서울=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