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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기탈취범, 현장검증서 태연히 범행 재연

입력 : 2007.12.17 14:18

인근 주민 "저 새끼를 죽여야 하는데.."


강화도 군용 무기 탈취 사건의 현장검증이 17일 오전 10시 인천시 강화군 길상면 초지리 황산도 초소 인근에서 진행됐다.

이날 현장검증은 피의자 조모(35)씨가 지난 6일 오후 5시40분께 해병 모 연대 소속 故 박영철(20) 상병과 이재혁(20) 병장을 자신의 코란도승용차로 잇따라 들이받은 장소를 시작으로 모두 5곳에서 열렸다.

모자를 깊게 눌러쓰고 마스크를 쓴 조 씨는 수사관이 운전하는 코란도승용차 옆자리에 탄 뒤 범행 당일 현장을 걸어가던 해병 병사 2명을 잇따라 승용차로 들이 받아 쓰러뜨린 뒤 차에서 내려 흉기로 찌르는 장면을 태연하게 재연했다.

이어 K-2 소총 1정, 실탄 75발, 수류탄 1발, 유탄 6발을 빼앗은 뒤 차를 타고 유유히 현장을 벗어나는 장면도 재연했다.

해안도로에서 5시께부터 차를 세워 놓고 기다리던 조 씨는 사전에 이 병장이 앞에 가고 박 상병이 뒤에서 따라가는 상황에서 승용차로 20여m를 운전해 이들을 들이받았다.

조 씨는 수사관들에게 몸짓을 섞어가면서 쓰러진 병사들의 정확한 위치와 자세를 태연하게 설명했다.

쓰러졌다 일어난 이 병장은 조 씨에게 소총을 겨눴지만 조 씨가 흉기로 위협하자 2m 가량 뒷걸음질쳤고 이 과정에서 조 씨가 쓰고 있던 안경이 땅에 떨어졌다.

이 병장이 개머리판으로 조 씨의 머리를 찍은 뒤 격투 과정에서 조 씨가 이 병장을 흉기로 찌르고 땅에 떨어진 총기를 주워 승용차 조수석에 싣고 다시 박 상병에게 갔다.

박 상병이 일어나서 범인을 개머리판으로 쳤지만 조 씨는 양손에 흉기를 들고 위협하면서 뒷걸음치는 박 상병을 찔렀고 쓰러진 박 상병의 몸에서 탄통을 벗겨 차에 싣고 도주했다.

인근 주민 30여 명은 현장검증 과정을 지켜보면서 범행의 잔인함에 치를 떨었다.

인근 주민 정모(65)씨는 "왜 젊은 애를 죽이고 부모 가슴을 아프게 하냐"면서 혀를 찼다. 현장검증 도중 "저 새끼를 죽여야하는데.."하면서 여기저기서 피의자를 비난하는 목소리가 터져나왔다.

사망한 박 상병의 아버지는 현장검증 장소 부근 초소에 왔다고 알려졌지만 범행을 재연하는 현장을 지켜보지는 않았다.

군·경 합동수사본부는 이어 대역을 써서 초지대교에서 범행에 사용한 흉기 중 하나를 버리는 장면도 연출했고 경기도 김포시 한 초등학교 인근 골목길에서 조 씨가 차량에 붙어 있던 '대리운전' 스티커를 떼는 장면, 경기도 화성 조씨의 작업장에 조 씨가 무기를 숨기던 장면, 작업장 인근 논바닥에서 코란도승용차를 불태우는 장면 등을 재연토록 해 사건 당시 정황을 정확히 파악할 예정이다.

조 씨는 초병살해 등의 혐의로 14일 구속됐다.

(인천=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