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란 되고있는 '이명박 특검법' 어떤 내용인가

'BBK 설립 주체'를 언급한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의 2000년 10월 광운대 강연 동영상이 공개되면서 이른바 '이명박 특검법' 처리문제가 새삼 주목을 받고 있다.

대통합민주신당은 이 후보의 BBK 연루 여부를 입증할 결정적 증거가 나왔다는 판단에 따라 다른 정당의 협조를 얻어 직권상정을 통해서라도 반드시 법안을 처리하겠다는 태세지만 한나라당은 본회의장에서 끌려나가는 한이 있더라도 끝까지 저지하겠다는 입장이어서 지난 14일에 이어 또 다시 대충돌을 예고하고 있다.

현재 임채정 국회의장은 신당과 한나라당에 17일 낮 12시까지 특검법 심사를 마쳐줄 것을 요청해놓은 상태로, 지정한 심사기일까지 소관 상임위인 법사위에서 심의가 이뤄지지 않을 경우 해당 안건은 자동으로 본회의에 직권상정된다.

'이명박 특검법'의 정식 명칭은 '한나라당 대통령 후보 이명박의 주가조작 등 범죄혐의의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검사의 임명 등에 관한 법률안'으로서, 이 법에 규정된 수사대상은 크게 네 가지다.

이 후보의 ▲BBK 주가조작 의혹 등 증권거래법 위반 혐의 ▲공금횡령 등 특정범죄가중처벌법 위반 혐의 ▲다스 지분 96%인 시가 930억 원 상당의 재산 누락신고에 따른 공직자윤리법 및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등 이 후보와 직접 관련된 내용이 세 가지이며, 나머지는 검찰의 피의자 회유.협박 등 편파왜곡 수사 및 축소발표 의혹 등 검찰 수사과정에 대한 부분이다.

대통합민주신당은 검찰이 BBK 주가조작 의혹사건 수사과정에서 이 후보를 단 한 차례도 소환조사하지 않고 김경준 씨와의 대질신문도 없이 수사를 마무리하고, 편파 수사 및 축소발표 의혹 등 검찰의 수사결과에 대해 국민들의 신뢰를 얻기 어렵기 때문에 특검 도입이 불가피하다고 제안이유에서 밝히고 있다.

신당은 이 후보가 대선에서 승리한다고 하더라도 내년 2월 대통령 취임일 이전에 수사를 마무리해야 한다는 일정표를 맞추기 위해 다른 특검법에 비해 특검임명 시한 및 수사기간을 대폭 단축한 것이 이번 특검법의 특징 중 하나다.

특별검사 추천의 주체로는 대법원장이 지정됐다.

임명절차로는 국회의장의 특별검사 임명요청(2일), 대통령의 후보자추천 서면의뢰(2일), 대법원장의 특검 2인 추천(3일), 대통령의 특검 임명(3일) 등 최장 10일이 소요된다.

이는 최근 통과된 삼성특검법이 정한 기한 15일보다 5일 단축된 것이다.

삼성특검법은 특검 임명 후 20일간 준비기간을 갖도록 했지만 '이명박 특검법'은 10일의 준비기간만 부여했다.

수사기간도 두 차례 연장을 허용해  최장 105일인 삼성특검법과 달리 본수사기간 20일, 1차 연장 10일 등 30일짜리 초단기간 수사를 규정했다.

법안이 통과된 후 대통령의 법안공표에 최장 15일이 걸리고 특검 임명 10일, 준비기간 10일, 수사기간 30일을 고려하면 특검법 통과에서 수사 마무리까지 아무리 길어야 65일이 소요되는 셈이다.

법안이 17일 본회의에서 통과될 경우 제17대 대통령 취임일인 내년 2월 25일까지 70일 가량 남는다는 점을 감안할 때 취임일 이전에 수사를 끝낼 수 있다는 뜻이다.

반면 짧은 수사기간에 비해 수사인력은 삼성특검법 수준을 넘어선다.

특검은  4 인의 특별검사보와 10인의 파견검사, 40인 이내의 특별수사관, 50인 이내의  파견공무원을 둘 수 있다.

삼성특검법상 특검검사보와 파견검사는 각각 3인이었다.

특별검사는 고등검사장, 특별검사보는 검사장의 예우를 받는다.

(서울=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