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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한이 군부대 초병을 차로 친 뒤 총기와 실탄을 빼앗아 달아난 사건과 국내 사상 최악의 해양 기름 유출사고. 지난주 일어난 충격적인 두 사건을 언론은 적극적으로 추적 보도했습니다. 그러나 풍부한 양과 자세한 설명만으로는 기사의 정확성을 보증해주지 못합니다. 오늘 뉴스비평은 먼저 SBS 뉴스가 두 사건을 얼마나 정확하게 보도했는가를 살펴봅니다.
지난 7일 충남 태안 앞바다에서 홍콩 선적의 유조선 헤베이 스프리트 호가 해상 크레인에 부딪쳐, 구멍 난 오일탱크로부터 기름을 쏟아내기 시작했습니다. 이를 보도한 SBS 뉴스는 사건 개요, 사고 원인, 유출 기름 량이 많아진 이유, 바다의 원상회복에 걸릴 시간, 양식장의 피해, 바다위의 기름 층을 걷어내려는 주민들의 노력, 그리고 사고 현장인 태안일대의 경제에 미치는 영향 등 궁금한 점을 빠짐없이 짚었습니다. 그러나 정확성 면에서 우선 눈에 띄는 것은 유출된 기름의 양에 관한 보도입니다. 뉴스는 유출된 기름이 1만 5백 톤으로 지난 95년 '씨프린스호' 사고 때의 두 배가 넘는다고 보도했습니다. 이틀 뒤인 9일 뉴스가 "어제까지 분수처럼 기름을 뿜어내던 유조선 구멍에선 원유 유출이 멈췄다"고 보도했으니, 기름은 8일까지 계속 흘렀다는 이야기가 됩니다. 그렇다면 7일 보도한 기름 유출량 1만 5백 톤은 어떻게 나온 숫자인지 분명치 않습니다. 예상 치였다면 기름 유출이 멈춘 뒤 유출량이 수정되었어야 합니다. 또한 사고 유조선이 기름 얼마를 싣고 어디로 가던 배였다는 기본적인 정보조차 빠졌습니다. 원유 유출량은 배상문제와 관련해서도 기본적인 자료이므로 관련기관들이 유출량을 얼마로 산정하고, 산정근거는 무엇인지를 보도하는 것이 좋습니다.
이번 사고로 날벼락을 맞은 사고지역 주민들의 고통과 절망적인 상황을 뉴스가 여러 측면에서 보도한 것은 좋았습니다. 기름범벅이 된 양식장 어민들뿐만 아니라 손님들의 발길이 끊긴 해안가 횟집과 어시장 등 상인들의 눈물이 시청자들의 가슴을 두드립니다. 그러나 태안 앞바다의 사고 여파로 서해안 일대의 육지 양식 어민들도 큰 타격을 받고 있다는 지난 12일 SBS 뉴스의 보도는 미흡했습니다. 뉴스는 "기름 때문이 아니라 서해안에서 생산된 것이라면 무조건 피하고 보려는 야박한 인심 탓"이라는 말로 끝났습니다. 하지만 여기서 뉴스는 유출된 기름 층이 확산되지 않은 서해안 다른 지역의 양식장은 기름의 피해가 없다는 사실을 되풀이하여 강조하는 계몽적인 보도까지 나가야 합니다. 강화도에서 일어난 총기탈취사건과 관련하여 언론은 박영철 일병이 죽어가면서도 총을 빼앗기지 않으려고 혈투를 벌였다면서 일제히 그의 군인정신을 부각시켰습니다. 그런데 7일 SBS 뉴스가 전해주는 당시 상황은 범인이 차에 치여 의식불명상태로 쓰러져 있는 박 일병의 등을 흉기로 찔렀다는 것입니다. 그럼에도 뉴스는 "박 일병은 정신을 잃은 상황에서도 자신이 들고 있는 소총을 지키려고 손목에 소총 끈을 감은 채 꼭 움켜쥐고 있었다"는, 이치에 맞지 않는 표현으로 그의 죽음을 미화시켰습니다.
두 충격적인 사건은 아직 끝나지 않았습니다. 뉴스는 총기탈취범의 치밀하고 잔혹한 범행 수법과 편지를 보내 총기를 포기하고 자신을 드러내는 허술한 결말부분의 불일치가 무엇 때문인지를 계속 추적해야 합니다. 뉴스는 또 태안 지역의 어민들이 절망을 딛고 다시 일어설 때까지 관심의 끈을 늦추지 말아야 합니다. 지난 12일 SBS 뉴스가 보도한 여론조사는 주목할 만한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이명박 후보가 무혐의라는 검찰의 BBK 사건 수사결과 발표에 대한 정치권의 공방과 관련하여 문제가 완전히 끝난 것이 아니라는 답변이 56.1%인데 비해 BBK는 더 이상 문제 삼을게 아니라는 답은 37.1%로 나온 것입니다. 반면에 당선가능성을 물은 설문에 대해서는 이명박 후보를 꼽은 답이 78.3%로 나왔습니다. 이 두 결과를 합쳐보면, 한편으로는 BBK는 이제 대선의 주요변수가 아니라는 이야기가 되고, 다른 한편으로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BBK 쟁점은 대선이후에도 계속 살아 있을 수밖에 없다는 이야기가 됩니다. 따라서 대통합신당 정동영 후보 쪽이 BBK를 끈질기게 물고 늘어지는 것은 대선 전략으로서는 방향을 잘 못 잡은 것이지만, BBK 쟁점을 대선이후로 끌고 가는 효과는 분명히 있습니다.
그런데 BBK와 관련하여 뉴스가 더욱 주목해야 할 쪽은 시민운동 쪽의 움직임입니다. 시민단체들은 이명박 후보의 BBK의혹에 대한 재수사를 강력히 요구하고 있으며, 13일 저녁 대통합신당이 주도한 검찰규탄 집회에 종교계 인사들도 동참하는 상황에 이르고 있습니다. 게다가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 곧 민변이 이날 BBK의혹에 대한 검찰 수사의 문제점을 조목조목 지적하면서 전면 재수사를 촉구하는 의견서를 냈습니다. 민변은 "정치적 정쟁적 문제이기는 하지만, 그런 점을 고려하지 않고 법률적으로 수사의 문제점을 검토했다"며, "시민사회단체인 동시에 법률 전문가들의 의견임을 참고해 달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나 뉴스는 민변과 같은 공신력과 전문성을 갖춘 단체의 움직임조차 보도하지 않았습니다.
민변의 지적대로 이명박 후보의 BBK의혹 수사에 대한 문제제기는 정치적 정쟁적 문제이기도 하지만, 법률적 문제이기도 합니다. BBK 수사에 대한 문제제기는 대선에 대한 영향력과는 상관없이, 뉴스가 놓치지 말아야 하는 주제입니다. 검찰 수사에 대한 시민사회의 불신과 검찰이 새로 들어설 정부와 갖게 될 관계에 대한 시민사회의 우려가 어느 정도이며, 이에 대해 검찰이 어떤 대답을 내 놓을지를 뉴스가 관심 있게 지켜보아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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