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적 발표하자 '억울하다·수긍못한다' 재수상담 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등급제로 피해를 봤다고 억울함을 호소하는 수험생이 속출하면서 2009학년도부터 재수생이 크게 늘어날 전망이다.
2008학년도 수능에는 총 55만588명의 수험생 중 졸업생이 12만8천819명으로 지난해 졸업생 응시자 15만2천633명에 비해 2만3천814명 줄었으나 내년에 오히려 증가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입시 전문가들은 특히 대입 수험생 가운데 통상 30% 가량이 재수를 한다고 볼 때 재수생 자연 증가분만 7천여명으로 추산돼 재수생 증가 폭은 확연히 눈에 띌 것이라고 내다봤다.
9일 학원가 등에 따르면 작년 이 무렵 수능 등급제 등으로 전형의 틀이 크게 바뀐다는 소식에 재수를 기피하는 추세가 짙었지만 올해는 수능 성적이 발표된 당일부터 재수 상담이 쇄도하고 있다.
종로학원은 12월부터 일찌감치 재수를 결정한 수험생들을 대상으로 하는 `재수 선행반'을 설치했으며 올해는 작년과 달리 학부모와 수험생들의 문의가 벌써부터 쏟아져 들어오고 있다고 밝혔다.
재수생 수를 결정하는 가장 큰 변수는 수험생 본인이 자신의 실력을 정당하게 평가받지 못했다고 느끼는 억울함이 꼽히는데 성적표를 받자마자 충격을 받거나 수긍할 수 없다고 반발하는 학생들이 적지 않다고 학원측은 설명했다.
김용근 종로학원 평가이사는 "아슬아슬하게 등급이 갈라졌을 때 받아들이기 힘들어 재수에 대한 욕구를 강하게 느끼는 학생들이 많다"며 "학생들의 요구에 따라 2009학년도에는 등급이 세분화할 것이라는 기대도 재수에 대한 욕구를 부채질하고 있다"고 말했다.
대성학원 이영덕 평가이사는 "모두 1등급을 받았지만 수리 가 영역에서 4점짜리 문제 하나를 틀려 지망하던 상위권대 의대 등을 그대로 포기하게 된 학생도 있다"며 "억울하다는 생각 때문에 올해 전형을 아예 포기할지 여부를 상담하려는 학생들이 몰리고 있어 주말까지 출근해야 할 정도"라고 전했다.
실제로 일선 학교 교실에서도 충격을 받거나 주관적인 억울함으로 재수 욕구를 강하게 느끼는 학생들을 쉽게 접할 수 있다.
여의도고 김모 군은 "수리 가에서 실수로 한 문제 틀리고 2등급으로 밀렸다"며 "연고대 정시모집에서 수리 가의 1∼2등급 차이는 언어, 외국어를 합친 것보다 더 크다. 서울대 등 상위권 대학에 원서를 넣기도 어렵게 돼 성적표를 받자 마자 구겨서 주머니에 넣어버렸다"고 말했다.
한성고 이모 군은 "주로 중위권에 속하는 친구들이 언어 영역에서 점수 1∼2점 차로 등급이 떨어진 친구들이 많고 등급이 떨어져서 원했던 대학에 지원할 수 없게 된 친구들이 꽤 있다"며 "그런 이유로 주변에서 재수해야겠다고 하는 친구들이 굉장히 많다"고 했다.
중동고 이모 군도 "1∼2점 차이로 등급이 떨어져 버리는 바람에 수시모집 최저학력 기준에 들지 못한 친구들이 주변에 여러 명 있는데 모두 재수하겠다고 한다"고 전했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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