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뉴스>
<앵커>
암투병 중이던 한 대학교수가 쉬라는 권유에도 불구하고, 마지막 강의까지 마친 뒤 쓰러져 끝내 유명을 달리했습니다. 이 교수는 평소에 수술 전까지라도 강단에 서고 싶다고 말해왔습니다.
이주형 기자입니다.
<기자>
영결식장 곳곳에서 교직원과 제자들의 흐느낌이 새어나옵니다.
평소 강의하던 법과대학에서 영정사진으로 학생들과 마주하게 된 이는 성대 법학과의 이기용 교수.
이제 겨우 50줄에 들어선 이 교수는 지난 5일, 자신의 연구실에서 동료교수와 얘기를 나누다 갑자기 쓰러졌습니다.
올해의 마지막 수업을 마친 직후였습니다.
[김현수/법학과 1학년 : 당신이 아프신 것도 되게 밝게 이야기하시면서 건강이 가장 중요하다고 말씀하시면서 아무 내색 없이 그냥 평소처럼 수업하시고 그리고 종강하시고 끝내셨어요.]
이 교수는 두 달 전 직장암 3기 판정을 받고 투병 중이었습니다.
의사와 가족, 동료 교수들은 치료에만 전념하라며 휴직을 권유했습니다.
[박광민/성균관대 동료 교수 : 주위에서는 휴직계를 내고 좀 쉬는 것이 좋지 않겠느냐고 했는데 굳이 본인이 다 하셨던 거지요. 마지막 돌아가시고 난 뒤에 컴퓨터를 켜 보니까 시험문제 내고 있는 중이었어요.]
평소 학생들에게 다정했던 교수라 학교 인터넷 게시판에도 추모의 글들이 잇달았습니다.
오늘(7일) 이 교수가 제자들을 길러냈던 모교의 교정을 영원히 떠나는 날, 학생들과 동문, 교직원등 5백여 명이 모여 고인의 마지막 가는 길을 지켜봤습니다.
[우리 제자들의 교수님에 대한 사랑은 계속될 것입니다.]
마지막까지 자신이 지켜야 할 자리, 강단을 지키던 한 대학교수의 헌신과 용기가 세밑에 감동을 주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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