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낡은 가스보일러 '질식 위험'! 배출구 살피세요

김정윤

입력 : 2007.12.04 20:45|수정 : 2007.12.04 2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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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뉴스>

<앵커>

낡은 보일러들 중에는 연기를 강제로 빼내는 장치가 없는 것들이 꽤 많습니다. 자칫 가스중독사고를 당할 수 있는 만큼 세심한 관리가 필요합니다.

겨울철 안전시리즈, 김정윤 기자입니다.

<기자>

지난 10월 4일 경기도 양평의 한 아파트에서 18살 반모 군과 어머니가 방 안에서 숨진 채 발견됐습니다.

사인은 일산화탄소 중독이었습니다.

가스 배출구 이음매가 벌어지면서, 밖으로 배출돼야 할 일산화탄소가 방 안으로 스며든 겁니다.

시중에 나와있는 가스보일러는 급기와 배기 방식에 따라 종류가 3가지인데, 이 가운데 자연 배기 방식의 구식 보일러가 특히 위험합니다.

강제로 배기가스를 내보내는 장치가 없기 때문입니다.

[정환규/한국가스안전공사 경기서부지사 : 10년 이전에 나온 CF 방식, 자연 급배기 방식의 보일러는 그런 안전장치도 미흡하고요. 설치된 상태도 양호하지 못하기 때문에 사고 위험이 높습니다.]

게다가 이런 제품들은 배출구 이음매를 안전한 내열 실리콘 대신, 갈라지기 쉬운 석고로만 발라놓은 경우가 많아 가스가 새어나올 가능성도 그만큼 높습니다.

[유학선/보일러 회사 직원 : 이게 처음 한번 감았을 때 물이 새면 구멍이 생기거든요. 석고가 흘러내리기 때문에 그리 폐가스가 많이 유입이 될 수 있기 때문에.]

일산화탄소에 노출되면 얼마나 위험한 지 실험해 봤습니다.

가스 배출구 이음매가 빠졌다고 가정하고, 밀폐된 공간에서 가스 보일러를 가동시켰습니다.

가동 5분쯤 뒤까지 활발히 움직이던 쥐들은, 10분이 지나자 움직임이 눈에 띄게 느려집니다.

15분 뒤 일산화탄소 농도가 400ppm에 이르자 쥐들은 한쪽 구석으로 일제히 모인 채 거의 움직이질 못합니다.

지난 5년 동안 보일러 사고 사망자 40명 가운데 85%가 새어나온 일산화탄소에 중독돼 숨졌습니다.

사고를 막기 위해선 환기가 잘 되는 곳에 보일러실을 따로 설치하는 게 좋고, 무엇보다 강제 배기 장비를 갖추는 게 안전합니다.

또, 배기관이 위쪽으로 휘어져 있으면 빗물이 고이고, 관 입구에 망을 설치하지 않으면 새가 집을 짓기도 하기 때문에, 배기관 관리도 신경 써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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