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뉴스>
<앵커>
석면이 위험하다는 건 널리 알려진 사실이지만 그동안 석면 피해자에 대한 법원의 판결은 매우 조심스러웠습니다. 그런데 국내에서도 석면의 유해성을 인정한 첫 판결이 나왔습니다.
TBC 김대연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부산의 한 석면제조회사에서 2년 동안 일한 원모 씨는 지난 2004년 석면 노출로 인한 악성암인 악성중피종 진단을 받고 투병생활을 하다 지난해 숨졌습니다.
원 씨는 투병중이던 2005년 5월 가족과 함께 회사를 상대로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냈습니다.
대구지방법원은 안전 의무를 소홀히 한 책임을 물어 회사는 원고에게 1억 7천만 원을 배상하라고 원고 일부승소 판결을 내렸습니다.
회사 측이 석면의 위험성을 알면서도 근로자들에게 보호복과 마스크, 장갑 등을 전혀 지급하지 않았고 환기시설도 제대로 갖추지 않아 안전 배려 의무를 위반한 잘못이 인정된다고 밝혔습니다.
다만 석면 피해에 적절하게 대처하지 못한 근로자 측도 전체 과실의 10% 범위 안에서 인정된다고 밝혔습니다.
이번 판결은 세계보건기구가 1급 발암물질로 규정한 석면 피해자에 대한 손해배상을 인정한 국내 첫 사례입니다.
[이호철/변호사: 석면 노출에 의한 간접 노출 책임이 장래에 석면 제조 회사를 상대로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는 점에서...]
최근 7년 동안 우리나라에서 석면 관련 질환으로 숨진 사람은 46명에 이릅니다.
석면질환은 잠복기가 10년에서 40년에 이르러 역학조사가 실시되면 피해자가 크게 늘어나 관련 소송이 잇따를 것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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