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뉴스>
<앵커>
앞서 BBK 관련 한글계약서의 진위여부를 밝히는데 검찰수사가 집중되고 있다는 소식을 전해 드렸는데, BBK 설립 초기에 자본금을 댔다는 한 기업인이 이 한글계약서가 사실이 아닐 것이라는 주장을 내놨습니다.
어떤 내용인지 김지성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BBK 설립 초기에 30억 원을 투자했던 이캐피탈의 회장 이덕훈 씨가 당시 상황을 공개했습니다.
이캐피탈은 1999년 9월 BBK에 30억 원을 투자하고 주식 61만 주 가운데 60만 주를 넘겨받았습니다.
이덕훈 회장은 김경준 씨가 투자를 제의해왔고 김 씨의 평판이 좋아 투자를 결정했다고 밝혔습니다.
이명박 후보에 대해서는 들어본 적이 없다고 덧붙였습니다.
이캐피탈 사장이었던 홍종국 씨도 이 회장과 같은 주장을 폈습니다.
홍종국 씨는 주식을 산 지 몇개월 뒤 두 차례에 걸쳐 김경준 씨에게 모두 매각하고 원금을 회수했다고 밝혔습니다.
[홍종국/전 이캐피탈 사장 : 직원들한테서 기업이 좀 투명하지 않은 것 같다는 보고가 계속 올라왔다. 직관적으로 혹시 나중에 잘못될 지 모른다는 느낌이 와서.]
문제는 시기입니다.
이 회장과 홍종국 씨는 두 번째 주식을 넘긴 시기가 2000년 2월 28일 이후라고 밝혔습니다.
한글 이면계약서가 작성된 2월 21일에는 적어도 이캐피탈이 주식 30만 주를 보유하고 있었다는 것입니다.
[홍종국/전 이캐피탈 사장 : 날짜가 안 맞잖아. 이명박 후보가 61만 주를 김경준에게 판다고 돼 있는데, 저희가 판 게 있어야 하는데 판 적도 없고.]
이 주장이 사실이라면 한글계약서는 거짓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러나 이덕훈 회장측은 오래 전 일이어서 자료가 폐기됐다며, 2월 28일까지 주식 30만 주를 보유했다는 기록을 제시하지는 못했습니다.
이덕훈 회장은 이캐피탈의 30억 원 투자와 동시에 개인적으로 BBK에 30억 원을 더 맡깁니다.
이 돈은 BBK자금이 옮겨갔던 마프펀드로 들어가 여덟 달 뒤 이 회장에게 돌아옵니다.
이명박 후보측은 김경준 씨가 주식을 되산 돈이 이 회장이 맡긴 30억 원이라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대통합민주신당은 홍종국 씨가 국정감사에서 "99년 9월에 투자한 뒤 12월 말에 BBK 주식을 모두 팔았다"고 증언했다며, 홍 씨가 거짓말을 하고 있다고 반박했습니다.
신당 측은 어제(29일) 프랑스로 떠난 홍 씨가 빨리 돌아와 진실을 밝혀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김경준 씨의 누나 에리카 김도 홍 씨가 매수된 증인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어느쪽 주장이 진실인지를 가리기 위해 검찰은 이캐피탈과 BBK 사이에 오간 돈의 출처를 추적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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