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략기획실 등서 비자금 관련 문서·파일 확보
삼성 비자금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이 30일 7시간여에 걸쳐 서울 종로구 삼성증권 본사에 대한 압수수색을 실시했다.
검찰 특별수사·감찰본부(본부장 박한철 검사장) 소속 검사 6명 등 수사관 40명은 이날 오전 7시 40분께 25인승 버스 2대와 봉고차를 나눠타고 삼성증권 건물로 들어와 오후 3시께 사과 박스 8개 분량의 압수품을 챙겨 모두 철수했다.
이른 아침 전격적으로 삼성증권에 도착한 수사팀은 건물 로비 1층에서 이 회사 법무팀 변호사에게 압수수색 영장을 건네고 기자들의 접근을 막은 채 곧장 직원 전용 출입문을 통해 건물 14층으로 올라갔다.
삼성증권은 건물 2~14층 중 8개층을 사용하고 있으며 14층은 전략기획, 법무, 재무, 경영관리, 결제 등 주요 파트들이 상주하고 있다.
압수수색은 전략기획팀장실에서부터 시작됐으며 회사측이 출입문의 경비를 강화하고 외부인의 출입을 철저히 통제한 가운데 비교적 차분한 분위기에서 진행됐다.
그러나 회사 관계자는 "김용철 변호사가 2005년 이전에 삼성증권 차명계좌도 가지고 있었다고 말해서 압수수색을 하는 것 같다. 하지만 삼성증권은 이건희 총수일가의 자금 흐름의 비중이 높은 곳도 아닌데 왜 이곳을 압수수색 하는지 모르겠다"라며 황당하다는 반응을 감추지 않았다.
점심시간이 다가오자 수사팀이 주문한 것으로 보이는 도시락 수십여 개가 건물안으로 배달돼 압수수색이 오후에도 계속 진행될 것이란 관측이 나왔다.
수사팀은 압수수색 7시간 만인 오후 3시께 삼성증권 각 사업부의 조직도와 담당자들의 이름이 쓰인 종이가 붙어있는 박스 8개에 압수품을 담아 삼성증권을 나섰다.
이들은 압수품의 내용을 묻는 기자들이 질문에 모두 입을 다문채 황급히 차량으로 이동했다.
수사진은 여러 팀으로 나뉘어 각 층에 흩어졌으며 10여 개의 임원실 등 사무실에서 비자금 관리 의혹과 관련된 문서와 컴퓨터 등 저장매체를 압수하고 관련자료를 서버에서 다운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통상적인 압수수색에 비해 시간이 오래걸렸던 이유는 일부 파일을 다운로드 하는 과정에서 시간이 지연됐기 때문인 것으로 전해졌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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