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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약 원본 확보' 검찰이 풀어야 할 과제

입력 : 2007.11.23 13:10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의 'BBK 사건' 연루 의혹에서 핵심 쟁점으로 떠오른 이른바 '이면계약서 작성 여부'를 가려줄 계약서 원본이 검찰에 제출되면서 수사가 분수령을 맞았다.

검찰은 해당 계약서의 진위 감정에 착수하는 한편 계약 내 주식거래 등의 실체를 파악하기 위해 참고인 조사 및 자금추적 등을 병행하고 있다.

◇ 진위 감정 본격 착수 = 검찰은 이 사건 핵심인물인 투자자문사 BBK 전 대표 김경준씨의 모친이 23일 입국해 직접 제출한 이른바 4건의 '이면계약서'를 정밀 감정할 예정이다.

대검 문서분석과나 국립과학수사연구소를 통해 해당 계약서에 나온 이 후보의 서명과 인감도장 등이 진짜인지를 가리게 되는 것이다.

검찰은 다른 자료에서 확보된 이 후보의 영문 서명과 해당 계약서에 나온 서명을 대조하면서 필체 뿐만 아니라 종이를 누르는 힘인 필압, 글씨 쓰는 순서, 글자 구성 등을 꼼꼼히 살펴 이면계약서 서명의 위·변조 여부를 따진다.

또 인감도장이 찍힌 부분을 확대해 글자들의 모양을 정밀하게 분석한 뒤 이 후보의 실제 인감과 비교하는 작업도 진행된다.

이면 계약이 존재했는지를 규명하는 작업은 사실상 인감 및 서명의 위·변조 여부에 달려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만큼 감정 결과가 주목되고 있다.

◇ 이면계약서 내용은 = 김 씨 측에서 제출한 원본은 2000년 2월21일 작성된 것으로 돼 있는 한글판 1건과 2001년 2월21일자 영문판 3건으로 한글 계약서에는 이 후보의 도장이, 영문판에는 두 사람을 포함한 3~5명의 영문 서명이 담겨 있다.

'주식매매 계약서'인 16절지 2장 분량의 한글 계약서는 매도인이 '이명박', 매수인이 'LKeBank 대표이사 김경준'이며 '이명박이 보유한 비비케이 투자자문 주식회사의 주식 61만주를 49억9천999만5천원에 김경준에게 판다"는 내용이다.

이 후보가 2000년 2월 이전에 BBK 소유주였음을 보여주는 이 계약서가 진짜라면 옵셔널벤처스 주가조작 사건 등의 몸통이었던 BBK 소유 관계 상 이 후보가 사건에 연루됐을 수 밖에 없다는 주장을 뒷받침하는 자료가 된다.

그러나 한나라당측은 "김 씨가 세무소에 신고한 '주식 등 변동상황명세서'에 따르면 2000년 5월9일 이전까지는 이캐피탈이 BBK 전체 주식의 98.36%인 60만 주를 보유하고 있었으므로 이 후보는 BBK 주식을 보유하고 있지 않았다"며 계약서 내용이 허위임을 주장하고 있다.

3건의 영문 계약서는 이 후보, 김 씨, AM파파스가 맺은 '주식구매 계약서', 또 이 후보, 김 씨, 에리카 김, 크리스토퍼 김과 LKe뱅크가 맺은 '주식매매 계약서', 이 후보와 김 씨, LKe뱅크가 맺은 '주식청약 계약서' 등 50장 분량이다.

이 주식거래는 LKe 뱅크가 AM 파파스에 지분 48%를 넘겨 100억 원을 받으면 이를 통해 EBK 증권중개라는 회사의 증자에 참여하고 참여 지분을 LKe에 다시 넘겨 EBK를 LKe 뱅크의 자회사로 두겠다는 취지이다.

김 씨는 이 계약 등을 통해 이 후보의 회사였던 LKe 뱅크가 BBK의 지주회사가 된다는 점을 알 수 있다고 주장하는 반면 한나라당 측은 "내용에 BBK라는 말이 단 한마디도 안나온다"며 반박하고 있다.

◇ 수사결과 발표 언제쯤 = 이날 제출된 계약서의 서명 및 인감을 감정하는 데만 최소한 수일이 걸리는 점을 감안할 때 이면계약의 존재 여부와 거래의 실체 등이 밝혀지는 것은 이르면 다음주 초반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김 씨의 1차 구속시한이자 대선후보 등록일인 이달 25일을 넘기게 되는 셈이다.

또한 이면계약서 문제 외에도 김 씨의 BBK 공금 횡령액의 행방과 도곡동 땅 매각자금의 BBK 투자 여부 등 이번 사건의 중요 쟁점들을 밝히기 위한 자금추적과 참고인 조사 등도 한창 진행중이다.

더구나 어떤 결론이 내려지든 당사자인 이 후보에 대한 서면 내지 소환 조사가 불가피해 보이는 만큼 김 씨의 2차 구속시한인 다음달 5일 정도는 돼야 수사가 어느정도 매듭지어질 것으로 보인다.

(서울=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