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경준 수사·범여권 단일화 막판변수
차기 대통령을 선출하는 제17대 대선을 불과 33일 남겨놓은 상태에서 'BBK 주가조작' 사건의 핵심인물인 김경준 씨가 국내로 송환되고 범여권의 후보단일화 및 통합 움직임이 급물살을 타면서 막판 대선정국에 일대 격랑이 일고 있다.
이번 대선 최대의 잠재 뇌관으로 꼽혀온 김경준 씨가 16일 오후 국내로 전격 송환됨에 따라 검찰은 가급적 대선후보 등록(25∼26일) 이전까지 김 씨에 대한 중간 수사결과를 발표한다는 방침이다.
검찰수사 결과가 어떻게 나오느냐에 따라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의 '대세론'이 굳어지느냐, 아니면 심각한 상처를 입느냐의 갈림길에 설 수 있어 대선구도의 유동성이 커지고 있는 형국이다.
또 대통합민주신당과 민주당이 오는 19일 합당신고 완료를 목표로 통합협상을 진행중인 가운데 민주노동당 권영길, 창조한국당 문국현 후보까지 포함하는 포괄적 단일화 움직임도 일고 있어 세 갈래로 분열돼 있는 범여권이 후보등록 직전 극적으로 단일대오를 형성, 한나라당의 압도적 우위로 진행돼온 대선판도에 변수가 될 지 주목된다.
미국 연방교도소에 수감중이던 김경준 씨는 현지시간 15일 낮 12시 10분 출발하는 아시아나항공에 탑승, 한국시간으로 16일 오후 6시 30분 인천국제공항에 도착해 검찰수사를 받을 예정이다.
검찰은 ▲김 씨를 기소중지한 뒤 미국에 범죄인 인도청구를 할 때 적용했던 증권거래법 위반 및 횡령, 사문서 위조 혐의 ▲김 씨에 대한 ㈜다스의 사기 고소 사건 ▲㈜다스 주식 매각 또는 백지신탁 불이행에 따른 이명박 후보의 공직자윤리법 위반 의혹 ▲신당이 이 후보를 주가조작 혐의로 고발한 사건 등을 집중 수사할 계획이다.
검찰수사 결과 이명박 후보가 각종 의혹을 해소할 경우 그의 대세론이 더욱 힘을 받으면서 막판 대선가도를 '독주'할 수 있고 '대안후보'로 막판에 뛰어든 무소속 이회창 후보는 입지가 급격히 줄어들어 중도포기를 심각하게 고민하게 될 가능성이 있다.
그러나 이명박 후보의 혐의점이 지난 8월 도곡동땅 수사처럼 애매모호하게 나올 경우 이회창 후보는 '대선 완주'를 선택하면서 보수진영의 표심이 양분되는 시나리오도 상정해 볼 수 있다.
또 이명박 후보가 주가조작에 연루됐거나 도곡동땅, ㈜다스의 실소유자로 밝혀지면서 증권거래법 및 공직자윤리법 위반 혐의로 기소될 경우 이명박 회의론이 급속히 확산되면서 보수진영 표가 이회창 후보로 급속히 쏠릴 가능성도 조심스럽게 점쳐진다.
물론 기소 후, 형 확정 전까지는 이 후보의 피선거권에 문제는 없지만 한나라당 당헌(제43조)의 당원권 정지 규정에 해당돼 후보자격 박탈 논란이 빚어질 수 있다.
한편 신당 김태홍 송영길 우상호 이인영 김영주 정성호 등 의원 28명과 중앙위원 63명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대선승리를 위해 반(反) 수구.부패, 반(反) 양극화의 관점에서 광범위한 연대를 추진해야 한다"면서 "민주당 이인제 후보뿐만 아니라 창조한국당 문국현 후보를 포함하는 연대전략이 필요하며 민노당 권영길 후보와도 최대한의 협력을 추진해야 한다"고 밝혔다.
신당과 민주당이 이미 합당 및 후보단일화 원칙에 합의하고 실무협상을 진행중인 상황에서 통합대상을 민노당과 창조한국당까지 넓힘으로써 지지세력의 총결집을 이끌어내 막판 대역전을 시도하겠다는 의도로 보인다.
만약 신당 정동영 후보가 민주, 민노, 창조한국당까지 포괄하는 민주개혁진영의 단일후보로 재탄생하고 BBK 수사결과, 이명박 후보에 대한 혐의점이 밝혀지거나 애매모호하게 나올 경우에는 대선판도는 다시 급변하면서 승부를 예측하기 힘든 상황으로 빠져들 수도 있다.
또 대선후보 등록이 카운트다운에 들어가면서 각당이 그동안 비장의 카드로 숨겨온 '깜짝 공약'이나 '깜짝 폭로'를 전격 공개하는 등 '사즉생'의 각오로 전력투구할 것으로 보여 막판 대선정국은 더욱 복잡하게 얽혀들 가능성이 있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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