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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생직장' 사라진 10년…"꿈도 열정도 없어요"

정형택

입력 : 2007.11.15 21:00|수정 : 2007.11.15 2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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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뉴스>

<앵커>

IMF는 노동 시장에도 적지 않은 충격을 줬습니다. 평생 직장보다는 정리 해고란 말에 더 익숙해 진 것도 이 때부터 였는데, IMF가 가져온 노동자들의 삶의 변화를 돌아봤습니다.

정형택 기자입니다.

<기자>

제조업체에서 중견간부로 일하다 올 초 정리해고된 53살 김 모씨.

김 씨에게 해고 통보는 청천벽력이었습니다.

[김모 씨(53)/정리해고자 : 열심히 하고 밤잠 안 자고 이렇게 해 왔는데 어느 날 갑자기 실질을 하게 되고. 한 분야에서만 30년씩 하던 사람이 갑자기 새로운 걸 하려면 좀 힘들잖아요.]

대학생 자녀 두 명을 둔 김씨는 오늘도 채용 공고를 뒤지는 일로 하루를 보냅니다.

지난 2004년 지방대를 졸업한 30살 선지영 씨는 지난 4년 새 직장을 6곳이나 옮겼습니다.

[선지영/반복 실업자 : 더 나은 조건의 비정규직을 또 찾게 되는 거예요. 1년, 2년 정도 길면 그렇게 계약하잖아요. 1년짜리 2년짜리 떠돌이 인생이 계속해서 반복되는 거고.]

취업과 실업이 반복되는 생활로 선씨는 늘 불안합니다.

[회사에 가서 일을 한다고 하더라도, 저녁에 공부를 한다거나, 자격증 준비를 한다거나. 현재 다니고 있는 회사가 있다고 해도 불안할 수밖에 없죠.]

IMF 이후 근로자들이 급여와 일에서 얻는 만족은 눈에 띄게 줄었습니다.

[배규식/한국노동연구원 노사관계연구본부장 : 사실은 자기가 구하는 가치, 자기가 좋아하는 걸 하는 데에 대해서 만족을 얻고 있었는데, 점점 더 물질적인 가치, 즉, 얼마만큼 더 임금, 소득이 높아지는가. 즉물적인 가치에 대해서 점점 더 사람이 집착하는 것 같아요.]

성과를 중시하는 사회의 이른바 '직장 스트레스'와 고용 불안감은 우울증 같은 정신질환자를 양산하고 있습니다.

[문 모씨/우울증 환자 : 정년보장이라는 인식 자체도 희미해진 상태고. 언젠가 내가 이런 식의 성과를 낸다 그러면 분명히 밀려날 것이다.]

사회적 역동성도 눈에 띄게 떨어졌습니다.

안정성은 보수나 적성 등에 비해 직업 선택시 가장 중요한 요소로 고려되고 있습니다.

[남효진/대학 2년 : 공기업은 사기업에 비해 안정성이 있고 정년이 보장되기 때문에. 공기업이 좀 안정적이라고 생각합니다.]

실패가 두려워 청년들은 도전을 꺼립니다.

[여영진/대학 4년 : 될 수 있으면 새로운 것에 도전하려고 하는 것보다는 주변에서 불안한 상황들, 불안정한 요소들이 많이 보이니까. 저 같은 경우도 많이 움츠리게 되죠.]

IMF가 빼앗아 간 것은 단순히 일자리가 아니라 꿈과 열정일지도 모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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