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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펀드데일리] 잘 나가는 '간판 펀드' 빼곤 다 찬밥?

입력 : 2007.11.12 12:06|수정 : 2007.11.12 1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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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펀드 운용사가 간판 펀드로 내걸고 있는 성장형 상품입니다.

이 펀드는 1년 수익률이 88%에 달합니다.

최근 3개월 수익률도 30%에 육박합니다.

그런데 이 회사가 운영하는 주식 편입 비율이 같은 성장형 펀드 가운데는 3개월 수익률이 -4%로 손실을 입고 있는 상품도 있습니다.

같은 회사, 같은 성격의 상품인데도 왜 이렇게 수익률 차이가 크게 나는 것일까?

한마디로 간판 펀드에 집중하기 위해 나머지 펀드들은 포기하고 있다는 것이 업계의 추정입니다.

이에 대해 이 펀드사는 인기펀드로 돈이 몰리기 때문에 결과적으로 수익률이 높아지는 것이지, 일부러 대표펀드의 수익률을 높이기 위해 다른 펀드를 희생시키는 것은 아니라고 말했습니다.

[해당 자산운용사 관계자 : 고객분들이 인기펀드에 투자를 하세요. 대표펀드이니까요. 그래서 저희 회사도 정말 관심을 갖고  운용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판매사가 아니니까 ㅇㅇ펀드 하지 말라고 할 수는 없습니다.]

그러나 이렇게 간판 펀드에 돈이 몰리는 것조차 펀드사들이 의도적으로 유도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즉, 돈이 몰려 간판펀드로 등장하는 것이 아니라 간판 펀드라고 내세워 돈이 몰리도록 부추긴다는 것입니다.

왜냐하면 간판 펀드 하나만으로도 회사 인지도를 높여 자금을 끌어 모으는데 더 효과적이기 때문입니다.

나머지 대부분의 펀드는 구색 맞추기에 불과한 셈입니다.

[자산 운용사 관계자 : 잘 나가는 상품에 주력하고 됩니다. 상대적으로 못 나가는 펀드는 신경을 덜 쓰게 되는 거죠. '대를 위해 소를 포기한다'는 원리나 마찬가지입니다.]

더구나 이런 과정에서 변두리 펀드가 보유한 좋은 주식을 간판으로 내세우려는 펀드로 빼돌려 수익률을 조작할 수도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입니다.

[이준행/서울 여자 대학교 교수 : 운용의 투명성이 높아졌다고 하지만 아직도 대표펀드를 위해서 수익률이 희생될 가능성이 있는 그런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고요.]

운용사들의 횡포를 막기위해서는 사후에라도 펀드 구성상품의 내역을 시간대별로 공개하도록 제도화 돼야 할 것입니다.

그 결과 같은 시간대, 같은 종목에 대해 주변 펀드는 팔았지만 간판펀드는 사들이거나 그 반대의 경우가 있다면 운용사측에서 해명을 하도록 해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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