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수지리 전문가의 제자인 것처럼 행세해 묘지로 쓸 명당 자리를 소개해주고 수천만 원을 받은 풍수가에게 죄가 없다는 판결이 나왔다.
서울중앙지법 형사15단독 박영래 판사는 A씨에게 자신을 풍수지리 전문가인 고 장익호 선생의 제자라 소개하고 명당 자리를 알려주면서 7천만 원을 받은 혐의(사기)로 불구속 기소된 풍수가 전모 씨에게 무죄를 선고했다고 6일 밝혔다.
재판부는 "전 씨가 장익호 선생을 찾아가 몇번 문의한 적이 있을 뿐 체계적으로 사사한 적이 없어 제자를 사칭하기는 했다"면서도 "A씨가 전 씨와 대화를 나눌 때 장익호 선생이 어떤 존재인지 알지 못하고 있어서 (제자 사칭 때문에) A씨가 전 씨를 풍수지리 전문가로 인식하게 됐다고 보기는 어렵다"며 이같이 판결했다.
재판부는 또 "전 씨가 풍수지리 전문가로 인정받을 정도의 실력과 지명도를 가지고 있지는 않다고 해도 풍수지리에 대해 일반적 수준 이상의 전문적·체계적 지식을 가지고 있다"며 "어느 지점이 명당인지 여부는 유파마다 견해가 다를 수 있지만 (전씨가 잡아준) 임야가 풍수지리적 관점에서 좋은 자리에 해당해서 전 씨가 전문 지식 없이 A씨를 속여 명당을 지정해줬다고 인정하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풍수지리연구원을 운영하던 전 씨는 2005년 9월께 선친의 묘를 이장하려고 수소문하던 A씨를 만나 '장익호 선생의 제자'라고 자신을 소개하고 충남 홍성군의 임야를 명당이라 알려준 뒤 '명당값'으로 7천만 원을 받았다.
검찰은 '장익호 선생의 제자처럼 행동한 것이 A씨가 돈을 주기로 한 결정적인 이유여서 사기죄가 성립한다'며 전 씨를 기소했지만 재판부는 '사칭' 부분은 인정하면서도 전 씨도 나름의 전문지식을 가지고 경력을 다소 과장한 것일 뿐, 속여서 돈을 뜯은 것은 아니라며 전 씨의 사기 혐의에 무죄판결했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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