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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직공무원 30년 국유지 전횡 뭘 남겼나

입력 : 2007.11.05 14:34

"옛 문서처럼 보이려 종이를 팬에 구웠다"


30년 넘게 국유지를 손 안에 넣고 주물러 '현대판 봉이 김선달'이라는 별칭을 얻었던 전직 세무공무원에 대한 수사가 이 공무원을 포함, 27명이 기소되면서 사실상 종결됐다.

5일 광주지검에 따르면 전직 공무원 이모(77)씨가 1971년부터 친인척 등 지인의 명의로 취득한 국유지는 모두 1억 1천800여만㎡로, 여의도 면적의 19배에 달한다.

이 씨는 이 가운데 214만여㎡에 대한 특례매각 이익금과 환수보상금 190억여 원을 챙겼다.

이 사건으로 이 씨의 의붓딸, 사돈, 전처의 조카 등 이 씨를 포함한 21명과 전.현직 공무원 5명, 이 씨의 범행을 도운 1명 등 27명이 기소됐으며 이 가운데 11명이 구속됐다.

검찰은 또 공무원 1명을 포함한 10명에 대해 기소중지했으며 다른 9명은 증거부족으로 내사종결했다.

검찰은 이 사건을 두고 '건국 이래 최대 규모 국유지 관련 편취사건'이라며 혀를 내둘렀다.

이 사건과 관련, 위조서류 등 문서자료만 97상자에 이르고 서류 위조에 쓴 도장 544개, 고무인 1천635개가 압수됐으며 수사기록은 1만 페이지 분량에 이른다고 검찰은 밝혔다.

이 씨는 1985년 광주지검 해남지청의 수사로 불법행위가 드러나면서 파면되고 1994년 대법원에서 징역 7년을 선고받았으나 1999년 12월 가석방된 후 범행을 계속 저질렀다.

이 씨는 검거 직전 까지 광주 서구 화정동 2층 주택을 전세 내 10명 안팎의 직원을 데리고 기업형 범죄를 저질렀으며 각종 문서가 위조된 이 집은 '작은 공공기관'이었다.

검찰은 부동산매도증서, 위임장 등 위조 서류가 2천여 건, 땅 면적이 1만 8천여 필지에 이른 점 등으로 미뤄 이 씨가 이미 드러난 것 이외의 추가 범행을 준비했던 것으로 보고 있다.

심지어 문서를 위조하면서 1970-1980년대 발행된 오래된 문서처럼 보이게 하려고 새 종이를 팬에 굽기도 했다는 관련자들의 진술도 확보했다고 검찰은 전했다.

류혁상 광주지검 특별수사부 부장검사는 "1970년대 경제개발로 국유지 매각이 활발했을 당시 국유지 불법취득이 다른 곳에서도 있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는 없겠지만 아직 확인된 단서는 없고 설사 있었더라도 공소시효가 지난 사안이 됐다"며 "현재는 불법취득된 국유지에 대한 철저한 환수조치로 국가의 피해를 줄이는 것이 급선무인 것 같다"고 말했다.

(광주=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