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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프접대·회식비…제약사 전방위로비 백태

입력 : 2007.11.01 15:32

약값에 리베이트 비용 전가…환자들 '분노'


골프와 식사접대는 물론 부부동반 해외여행에 병원 리모델링비용, 의료기기 구입비용까지...

공정거래위원회가 1일 발표한 10개 제약사들의 불법행위 건에는 이들이 약 판촉을 위해 병원과 의사, 약국, 도매상 등을 상대로 각종 명목의 리베이트를 제공하는 '전방위로비'를 해온 사실이 적나라하게 드러났다.

특히 신약 개발에는 소홀한 제약사들이 병.의원을 상대로 한 로비에는 막대한 비용을 지불했으며 이는 결국 약값 상승의 원인이 될 수 밖에 없어 환자들의 분노를 사고 있다.

◇ 전방위 로비...리베이트 백화점

조사 결과 제약사들은 병원에 의료기기 구입비나 리모델링 비용을 제공한 것은 물론, 의사나 약사에 대해 회식비, 골프, 부부동반 해외여행, 공연 관람권, 놀이동산 이용권을 제공하고 심지어 병원에 간호사를 파견하는 등 온갖 수단을 가리지 않는 `리베이트 백화점'의 행태를 보였다.

동아제약은 약국에 대해 부부동반 홍콩 해외여행 경비를 지원한 사실이 적발됐고 삼일제약은 병원 의사에 대해 가족동반으로 해외여행을 갈 수 있도록 경비를 제공했다.

중외제약은 자사의 약에 대한 처방을 늘리기 위해 모 병원의 리모델링 비용을 3천만원 가량 제공했고 골다공증 검사기계 등 의료기기나 PDP TV, LCD 모니터 등을 제공한 경우도 많았다.

녹십자와 중외제약 등은 수도권 소재 병원에 약을 공급할 목적으로 내과 개원 의사들의 세미나를 지원하거나 학술대회를 후원했다.

한미약품은 자사가 급료를 지급하는 연구원 14명을 종합병원에 파견해 근무하도록 했고 일성신약과 한국BMS제약도 병원에 자사 직원이나 임상 간호사를 파견하기도 했다.

제약사들은 약의 시판 후 효능을 재조사하는 '시판 후 조사(PMS)'를 판촉수단으로 악용하기도 했으며 약을 공급할 때 판매가격을 정해주고 이 가격 이하로는 할인하지 못하도록 하는 재판매가격 유지행위까지 했다.

◇ 소비자피해 추정액 2조 원 넘어

공정위는 이번 조사에서 적발된 10개사의 리베이트성 자금규모만 5천228억 원에 달한다고 집계했다. 하지만 이번 조사는 제약업계에서 매출규모가 큰 업체들만을 대상으로 한 것이고 2003년 이후 행위가 주로 적발된 것이어서 그동안 업계 전체적으로 관행처럼 굳어졌던 리베이트 규모를 추산하면 천문학적인 수치가 될 것으로 추산된다.

공정위는 제약사들이 소비자를 대상으로 가격 경쟁을 한 것이 아니라, 의료기관을 상대로 자사의 약이 채택.처방되도록 음성적인 '리베이트 경쟁'을 한 셈이라고 지적했다.

신약개발 등 긍정적인 부분에 사용할 수 있는 기업이윤을 로비 등 비생산적인 부분에 낭비했다는 것이다.

리베이트 자금은 제약사의 부담이므로 결국 의약품 가격상승으로 이어지며 건강보험공단의 재정악화를 초래하고 환자들의 약값 부담을 가중시킬 수 밖에 없다.

공정위는 제약사들의 평균 리베이트 비율이나 작년 제약산업의 시장규모 등을 감안할 때 이들의 리베이트 제공으로 인한 의약품 시장 내 소비자 피해가 2조 1천800억 원에 달한다고 추정했다.

공정위는 앞으로 소형 국내 제약사나 다국적 제약사 등 함께 적발된 7개사에 대한 제재 수위도 조만간 결정할 예정이다.

공정위 고위 관계자는 "검찰 수사나 내부인력 상황 등을 감안해야 하겠지만 리베이트를 받은 병.의원도 조사해야 하지 않겠나"라고 말해 병.의원에 대한 조사도 진행할 수 있음을 시사했다.

(서울=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