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뉴스>
<앵커>
요즘 기름값이 하도 비싸서 주유소 가기가 겁날 정도인데, 물이 섞인 기름을 넣어서 차까지 고장난다면 어떠시겠습니까?
실제 이런 일이 적잖게 벌어지고 있는데, 한정원 기자가 집중 취재했습니다.
<기자>
고속도로를 달리다 엔진이 멈춰버린 차량입니다.
연료통에서 기름을 빼 봤더니, 절반 가량이 물입니다.
[국면호/피해자 : 차량점검, 정비 다 하고 또 주유도 가득 넣고 출발했어요. 그런 상태에서 고장나니까 어이가 없는거죠.]
주유소 측은 책임지겠다며 확인서까지 써줬다가 수리비가 3백만 원이 나오자 기름에는 문제가 없다며 발뺌합니다.
[주유소 사장 : 신경쓰기 싫어서 해주려 그랬는데 내 잘못이 하나도 없는데 내가 뭐하러 보상을 해줘?]
물이 섞이는 것은 대개 주유소 저장고 관리 소홀 탓입니다.
[석금출/정유사 품질운영팀 부장 : 주유소가 오래돼서 탱크내의 균열이 생기고, 그 균열 사이로 비가 많이 왔을 경우 수분이 유입 될 수가 있습니다.]
기름에 수분함량이 0.02%를 넘으면 구청과 석유품질관리원으로부터 품질 부적합 판정을 받습니다.
그러나 고의가 아닌 한 구청에서 경고만 받고 영업을 계속할 수 있습니다.
[임기상/자동차시민연합 대표 : 한 1백여만 원씩 들기 때문에 주유소들이 이러한 탱크처리를 부실하게 하는 경우가 허다합니다.]
감독 관청 단속도 느슨해 적발된 주유소는 지난해 15개, 올해 8개에 불과합니다.
소비자단체에는 물 섞인 기름 때문에 차가 고장 났다는 신고가 해마다 2백 건 가까이 접수되고 있습니다.
특히 경유차의 경유 기름에 물이 들어가 엔진에 치명적인 손상을 입기도 하지만 소비자는 호소할 길이 없습니다.
전문가들은 주유소측이 보상을 거부하는 경우가 많다며 이런 일을 당할 경우 무리하게 시동을 걸지 말고 기름을 채취해 분석을 의뢰해야 책임소재를 물을 수 있다고 조언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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