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인적자원부가 29일 전국 시·도 교육감회의를 열고 "외고 등 특목고 제도의 존폐 여부에 대해 충분한 여론수렴과 연구를 거친 뒤 내년 6월 결정하겠다"고 발표했다.
그동안 입시명문고로 변질된 일부 외고 등을 초·중등 사교육 과열의 주범으로 지목하며 수개월에 걸쳐 대책을 검토해 온 교육부가 '특목고 폐지 여부' 등 핵심 사항에 대한 결정을 사실상 유보한 것이다.
이날 발표는 지난 9월 시·도 부교육감 회의에서 나온 '특목고 신설협의 유보' 방침에 이은 특목고 개선 후속 대책으로 이 중 가운데 특목고 존폐 여부가 가장 큰 관심사였다.
교육부는 일단 특목고 존폐 여부에 대한 결정은 내년 6월로 미루고 그전까지 외고를 아예 폐지하고 특성화고로 전환하는 제1안, 외고는 그대로 유지하되 입시전형, 교육과정 등을 보완하는 제2안 등 두 가지를 놓고 좀더 검토하기로 했다.
교육부는 결정을 '유보한' 이유에 대해 우선 여론수렴 과정이 더 필요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1970년대부터 30년 넘게 유지돼 온 특목고 제도를 전면 손질한다는 것 자체가 상당한 정책적 판단을 요하는 작업인데 불과 몇개월 간의 검토로는 부족하다는 것이다.
지금부터 내년 6월 발표 때까지 8개월이라는 기간 역시 특목고 존폐 여부를 결정짓기에 충분치 않을 지도 모른다는게 교육부 설명이다.
만에 하나 특목고를 폐지하기로 결정할 경우 뒤따르게 될 교육계의 반발 등 사회적 파장도 교육부로서는 큰 부담이 될 수 있다.
그러나 참여정부 임기가 불과 두달도 채 남지 않은 상황에서 향후 몇십년의 교육정책 향방을 가늠할 정책적 판단을 내리는 것 자체가 교육부로서는 큰 부담이었을 것이라는 분석이 일반적이다.
실제 현재 각 당의 대선후보들은 저마다 서로 다른 고교 수월성 대책을 공약으로 제시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 때문에 그간 교육부가 검토해 온 특목고 폐지 방침은 참여정부 임기종료와 함께 사실상 물건너 간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교육부 관계자는 이에 대해 "결정을 유보한 것이 아니라 가능성을 내년 6월까지 열어둔 것"이라며 "충분한 여론수렴과 연구를 통해 공론화 작업을 거친 뒤 확정하겠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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