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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서 리포트 베껴서…'황당한 연수보고서'

김지성

입력 : 2007.10.26 20:39|수정 : 2007.10.26 20: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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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뉴스>

<앵커>

공무원들의 외유성 해외 연수가 요즘 문제가 많이 되고 있지요. 이번에는 연수를 다녀온 뒤에 제출한 보고서가 또 도마에 올랐습니다.

김지성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행정자치부와 각 시·도 공무원들이 지난해 7월 유럽 5개국을 다녀온 뒤 제출한 연수 보고서입니다.

앞 부분이 지난해 5월 한 인터넷 사이트에 올라 있는 대학생 리포트와 토씨 하나까지 똑같습니다.

9백 원이면 리포트를 살 수 있는 사이트입니다.

보고서 뒷부분은 다른 무료 인터넷 사이트에 있는 자료와 똑같습니다.

맞춤법이 틀린 부분까지 그대로입니다.

공무원 16명이 이런 연수보고서를 제출하면서 다녀온 연수 비용은 모두 6천만 원이 넘습니다.

[충청남도 연수자 : 가서 현장 기관을 방문도 못 했고요. 그냥 지나가다가 하루 정돈가...  (미처 보고서 준비를 못하셨다는 말씀이네요?) 그렇습니다. 사실은.]

경찰 공무원 2명이 6백50만 원을 들여서 다녀온 연수 보고서입니다.

외국의 경찰 예산 자료를 수집하는게 연수의 목적이지만 보고서 내용은 인터넷에 나도는 1천2백 원짜리 대학생 리포트와 똑같습니다.

[경찰 관계자 : 여행사에 의뢰해 그룹 지어서 따라다니다 보니까... (다른 일반인도 같이 간 겁니까?) 그렇죠.]

공무와 전혀 관계가 없어 보이는, 마치 초등학생의 기행문 같은 연수 보고서도 많습니다.

공무원들의 연수 일정은 대부분 유명 관광지 탐방으로 채워져 있었습니다.

[김기현/한나라당 의원 : 이런 정도의 베끼기 수준의 보고서를 작성하는 데 국비를 수천만 원씩 낭비할 필요가 없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차제에 제도를 보완해서 충실한 연수가 되도록 해야 할 것입니다.]

행자부와 경찰 모두 잘못된 세금 집행을 감시해야 할 기관들입니다.

하지만 이들에게도 국민의 세금은 눈먼 돈으로 비쳐진 듯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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