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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회창 전 총재, 대선출마시 파괴력 있을까?

입력 : 2007.10.25 13:27|수정 : 2007.11.06 09:57

"행사·강연 적극 참여"…사실상 대선행보(?)


한나라당 이회창 전 총재가 올 대선에 무소속으로 출마한다면 얼마만큼의 파괴력이 있을까.

물론 이 전 총재 스스로 무소속 출마설에 대해 명확한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는 데다, 명분으로나 현실적 조건으로 볼 때 그의 대선 출마가 힘들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그러나 그가 2002년 대선 패배 후 5년여 만에 보수단체 주최 대중 집회에 참석한 점이나 최근 부쩍 대외활동의 빈도를 높이는 점을 볼 때 출마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는 없다는 점에서 정치권 일각에서는 이 전 총재의 출마시 파괴력을 점쳐보는 분위기도 감지되고 있다.

이 전 총재가 출마할 경우, 그가 끌어들일 수 있는 세력은 한나라당 경선에서 이명박 후보의 반대편에 섰고, 아직도 이 후보 지지에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고 있는 친 박근혜 전 대표 세력이 될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이 전 총재의 팬클럽인 '창사랑'이 박근혜 전 대표의 지지모임인 '박사모'측에 이 전 총재의 대선출마 촉구 움직임에 힘을 보태줄 것을 요청한 것도 이 같은 맥락에서다.

그러나 정치 전문가들은 그 파괴력이 그리 크지 않을 것으로 내다 보고 있다.

이 후보측의 한 여론조사 전문가는 "이 전 총재가 출마하면 박 전 대표 지지자 중 일부가 그쪽으로 옮겨갈 수 있겠지만 지지율 10%는 절대 넘길 수 없을 것이고, 5%를 채 못 넘길 수도 있다"면서 "또 이 후보의 지지층은 과거 '이회창 지지층'과는 판이하게 다른 만큼 이 후보의 대세론에도 지장이 없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귀영 KSOI(한국사회여론연구소) 연구실장은 "박근혜 전 대표를 지지했던 20%의 전통적 보수층 중 70% 가량은 이미 이명박 후보 지지로 돌아섰다고 볼 때 이 전 총재가 출마한다면 남은 30%에 대한 지지를 기대할 것"이라며 "그러나 이는 유권자 전체로 보면 5~6% 가량의 지지에 불과한 만큼 이 전 총재가 이 정도 지지율을 바라보고 출마하지는 않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특히 현 시점에선 박 전 대표가 이 후보를 등지고 이 전 총재 지지로 돌아설 명분이 약한데다 '보수세력 분열'이라는 지지층의 강력한 반발이 불 보듯 예견되는 상황에서 섣부른 행동을 하기도 어려운 상태다.

한 실장은 "이 보다는 향후 두 달간 이 후보에게 2~3번의 위기가 닥쳐올 수 있는 만큼 이 때 자신에 대한 신뢰가 두터운 보수층의 동요를 다독여주면서 이 후보의 대선 승리를 도와주는 '킹 메이커' 역할을 하려는 것이 아니냐고 보여진다"고 덧붙였다.

다만 대통합민주신당측은 상황에 따라 이 전 총재 출마의 파괴력이 클 수도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정동영 후보의 측근이자 전략통인 민병두 의원은 "'이회창 무소속 출마설'은 한나라당의 일관성 부재에 대한 보수층의 분노와 이탈의 표현"이라고 주장하고, 이 후보 지지율 잠식 여부에 대해서는 "전선이 어떻게 발전하느냐에 따라 적을 수도 클 수도 있다. 이 후보가 우리와의 싸움에서 위축될수록 이 전 총재의 힘이 커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이 전 총재는 24일 오후에도 한 시민단체가 주최하는 '독도의 날 제정 선포식'에 참석, 축사를 하는 등 활발한 대외 행보를 이어간다.

이 전 총재는 앞으로도 각종 외부 행사에 적극 참석한다는 방침이어서 사실상 '대선주자 행보'라는 관측까지 나오고 있다.

이 전 총재측 이흥주 특보는 이에 대해 "정권교체를 위한 역할을 생각하면서 닥친 행사를 소화하고 있는 것일 뿐"이라면서도 "어제 장외집회에 참석한 만큼 앞으로 보수단체 뿐만 아니라 시민단체가 주최하는 행사에서 요청이 들어오면 적극 참석할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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