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뉴스>
<앵커>
산을 마구 깎아서 돌을 캐가는 불법 골재 채취가 기승을 부리면서 이런 일까지 벌어지고 있습니다. 단속의 눈을 피하기 위해서 일부러 산에다 녹색 페인트를 칠한다는 것입니다.
김지성 기자가 현장 취재했습니다
<기자>
경기도 양주시에 있는 한 채석장입니다.
돌을 캐내느라 깎인 단면이 군데군데 진한 색깔을 띱니다.
인근의 다른 채석장에서는 아예 돌에 푸른 빛이 감돕니다. 가평군의 또다른 채석장은 한 눈에 봐도 위아래 색이 다릅니다.
여기저기에 페인트를 칠한 흔적이 남아 있습니다.
한 업체는 올해 초 2천만 원을 들여 페인트칠을 했다고 털어놨습니다.
[채석장 관계자 : 지나가면서 누가 높은 사람이 자꾸 지적하잖아요. 색이라도 칠해 놓으면 덜 지적할 것 아니에요. 법에도 없는 걸 우리도 칠해 줬어요 사실. 공무원이 자꾸 칠하라고 하니까.]
하지만 관할 관청은 실상을 전혀 모릅니다.
[양주시청 관계자 : (시에서 칠하라고 한 건가요, 미관상 안 좋다고?) 글쎄 그것까지는 제가 아직 모르겠어요. (업체에서 자발적으로 거금을 들여서 칠할 리는 만무하지 않습니까?) 그렇겠죠.]
전문가들은 깎여 나간 산에 페인트를 칠하면 환경이 더 파괴된다고 우려합니다.
[최예용/환경운동연합 기획실장 : 산에 칠하는 페인트에는 다량의 중금속이 들어있기 때문에 주변의 상수원 식수원을 오염시킬 수 있고요. 거기에 나무를 심어서 복원해야 하는데 나무의 생장에 나쁜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산지관리법은 채석 후 산의 복원을 위해 비탈면의 각도를 75도 이하로 유지하도록 규정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지키지 않는 곳이 많습니다.
경기도 포천의 한 채석 현장입니다.
보시는 바와 같이 돌을 캐낸 비탈면의 각도가 90도에 가깝습니다.
가평군의 채석장은 개발제한지역을 침범했다는 이유로 군청이 사업 취소를 신청한 상태지만 버젓이 채석이 이뤄지고 있습니다.
[정진섭/한나라당 의원 : 채석장 허가는 전형적인 이권사업으로 그동안 법과 절차가 무시되는 일이 많았습니다. 앞으로는 철저히 단속을 해서 이 잘못된 풍토를 바로잡아야 하겠습니다.]
수익을 노린 무분별한 개발과 허술한 관리로 우리의 산이 멍들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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