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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산가족들, "만남을 정리해달라" 방송에 울음보

입력 : 2007.10.19 15:57


0...작별상봉이 끝난 오전 10시, 남북이산가족 상봉행사가 끝날 때마다 빠짐없이 나오는 북측 노래 '다시 만나요'가 울려퍼지는 가운데 먼저 떠나는 북측 가족들이 버스에 오르자 외금강호텔 주차장은 눈물바다를 이뤘다.

북측 가족들은 버스 창 밖으로 손을 내밀어 남측 가족들의 얼굴을 쓰다듬으며 짧은 만남 뒤의 긴 이별을 아쉬워했다.

북측 한 이산가족은 차창 밖으로 고개를 내밀고 "우리 통일하자, 통일하자"라고 수차례 외쳐 카메라 세례를 받기도 했다.

북측 가족을 태운 버스가 출발하자 남측 가족들은 "건강해라", "또 만나자"라는 말을 되풀이하며 눈물로 전송했다.

0...북측 박승환(82)씨가 탄 버스 창가에 매달려 하염없이 울던 여동생 승순(77)씨는 버스가 떠나자마자 털썩 주저앉아 아들을 그렸던 부모가 생각난 듯 "아들이 무슨 소용 있느냐"며 오열했다.

승순씨를 옆에서 부여잡고 함께 울던 동생 승인(75)씨도 "아이고, 죽은 줄 알았는데 이제야 만났다"며 "우리 엄마는 아들 사과도 못받고 가셨는데, 연세나 적어야 또 만나지"라고 말했다.

0...이번 상봉행사에 나온 북측 가족은 모두 97명이나 여성은 12명에 불과했다.

북측 관계자는 "우리측 가족은 대부분 전쟁 당시 의용군이었던 사람들로 구성됐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0...상봉행사를 책임진 남측의 한 핵심 관계자는 "이번 행사 차 나온 북측 요원들은 여느 때와 달리 유연하고 쿨(cool)했다"며 "남북정상회담 이후 남북관계에 훈풍이 불고 있는 것과 관련있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실제 이번 상봉 1회차 행사는 남북간에 충돌없이 순조롭게 진행됐다.

작별상봉 때에는 북측 요원들이 행사장이 아닌 호텔 로비 등으로 들어가 있어 눈에 띄지 않을 정도였다.

한 정부 당국자는 "이전에는 통일전선부 등 특별히 교육받은 사람들이 평양에서 내려왔으나 이번 행사에 배치된 북측 요원 대부분은 지역 보위부 출신"이라고 말했다.

이 당국자는 "이들은 관할 지역 출신 가족들의 동향만 파악하면 되기 때문에, 중앙요원들보다 상대적으로 감시활동이 심하지 않은 것처럼 보였다"고 설명했다.

북측 지원인력 구성의 이러한 변화에 대해 당국자는 "이달 초 정상회담이 개최된 데 이어 다음달 중 열릴 예정인 총리회담, 국방장관회담 등 각종 남북회담 준비 때문에 중앙에서 이번 상봉행사까지 관심있게 챙기기는 물리적으로 어렵지 않았겠느냐"고 분석했다.

다른 정부 당국자는 "이산가족 상봉행사는 이제 남북간에 정례화됐기 때문에 북측도 이산가족 행사를 조용하게 치르려는 분위기가 강해지고 있고, 관심도 점차 떨어지는 듯 하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이번 행사에는 '특수 이산가족'도 없었기 때문에 북측 중앙정부까지 나서 신경 쓸 필요는 없었을 것"이라고 말하고 "그러나 남북관계는 예측 불가능한 측면이 많기 때문에 이 같은 분위기가 언제까지 지속될 지 예단하기는 어렵다"고 덧붙였다.

(금강산=공동취재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