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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중] 이중섭·박수근 위작, 서명도 감쪽 위조

이승재

입력 : 2007.10.18 20:48|수정 : 2007.10.18 20: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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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뉴스>

<앵커>

위작논란에 휩싸였던 고 박수근, 이중섭 화백의 그림이 모두 가짜로 판명됐다는 보도 그제(16일) 해드렸는데요. 그 위조수법과 과정들이 하나씩 드러나고 있습니다.

특히 감쪽같은 가짜 서명은 어떻게 가능했는지, 이승재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검찰이 한국고서협회 고문 김용수 씨로부터 압수한 고 이중섭, 박수근 화백의 위작들입니다.

그림이 크건 작건 서명 크기가 똑같습니다.

가짜 그림의 서명만 따로 촬영해, 컴퓨터로 하나씩 비교해 봤습니다.

'중섭'이라고 적힌 천여 개의 서명이 정확히 하나로 포개집니다.

박수근 화백의 '수근'이라는 서명도 1mm도 벗어나지 않고 일치합니다.

전문가들은 진짜 그림 밑에 먹지를 대고, 위작에 서명을 넣은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최명윤/명지대 문화예술대학원 교수 : 주머니에다가 이 서명을 왜 써 갖고 있으면서, 여기다가 또 베끼고 또 보관했다가 10년 후에 또 베끼고 이러냐는 것이죠. 이럴 순 없다는 것이죠.]

가짜 그림의 도화지 상태도 위작임을 뒷받침합니다.

보통 종이가 오래돼서 산화하면 모서리부터 노랗게 변합니다.

하지만 위작들은 한쪽 모서리만 산화됐습니다.

노랗게 바랜 정도가 비슷한 그림들만 모아 붙여봤습니다.

퍼즐 조각처럼 산화된 부분이 정확히 들어 맞습니다.

그림 자체가 오래된 것이 아니라 옛날 도화지 한 장에다 4개의 그림을 베낀 뒤 네 작품으로 나눴다는 얘기입니다.

역시 박수근 화백의 위작으로 판명된 이래란 할머니의 그림입니다.

박수근 화백의 화풍처럼 보이기 위해 덧칠한 흔적이 스케치북 뒷그림에 남아 있습니다.

[노재순/한국미술협회 회장 : 누가 보더라도 이것은 가짜라고 할 수 밖에 없어요. 그림 수준이라는 게 중학생 정도의 소질있는 학생이 그린 그림입니다.]

검찰은 김용수 고문과 이중섭 화백의 아들 이태성 씨가 공모해, 위작들을 만든 것으로 보고 막바지 수사를 벌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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