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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설계도를 무시한 채 지어진 아파트가 재난위험시설로 지정됐습니다. 공무원은 제대로 확인도 하지 않고 이 아파트에 준공검사를 내줬습니다.
김철 기자입니다.
<기자>
지은 지 15년 된 아파트입니다.
어른 손이 들어가는 큰 금이 갔습니다.
건물 곳곳의 금 때문에 비만 오면 빗물이 줄줄 새면서 집 안엔 곰팡이 투성입니다.
[아파트 주민 : 노인 분들은 비 오고 바람 불면 마음이 더 불안하잖아요. 그러면 갈 데 없으니까 딸과 아들네 집에 가서 주무시는 분도 있고.]
더 놀라운 것은 20군데가 넘는 세대에 설계도에 그려진 보가 빠졌다는 점입니다.
건물 기둥을 잇는 보가 없다보니 아파트의 균열이 심해지고 건물이 구조적으로 불안해지고 있습니다.
2002년에는 D급 판정을 받아 익산시의 재난위험시설로 지정됐습니다.
[아파트 건설회사 : 시공 책임자의 판단이 잘못됐다고 보는 겁니다. (시공 책임에 잘못을 인정하시는 겁니까?) 네, 인정합니다.]
이런 아파트가 준공검사를 통과한 데는 허술한 감독이 한 몫을 했습니다.
익산시는 공무원의 육안으로 식별하는데 한계가 있어서 보가 빠진 것을 몰랐다는 해명서를 5년 전에 보내왔습니다.
주민들은 결국 소송을 제기했고, 법원은 시공사의 잘못을 인정했습니다.
1심에서 주민들에게 5억여 원을 주라고 판결했고, 2심에서는 16억 원을 지급하라고 화해권고 결정을 내렸습니다.
그러나 더 많은 보수액을 요구하는 주민과 더 이상 줄 수 없다는 시공사가 맞서면서 소송은 대법원으로 넘어가게 됐습니다.
3년이 넘는 지루한 소송에 주민들의 몸과 마음은 지쳐 갑니다.
[김갑섭/피해 아파트 주민 : 주민들이 너무 지쳐 있고 특히 자금이 문제입니다. 재판 비용.]
설계도를 무시한 채 아파트를 지은 시공사와 이런 아파트에 준공검사를 내준 공무원, 불쌍한 서민들만 불안한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