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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곡미술관 거액 후원 보험법인대리점 '주목'

입력 : 2007.10.16 14:00|수정 : 2007.10.16 14:37

후원금 순위 2위 '국민엔터프라이즈', 매출의 20% 후원


신정아 씨 학력위조 파문이 김석원 전 쌍용그룹 회장의 비자금 의혹으로 번진 가운데 이번 사건 전반에 걸쳐 끊임없이 이름이 거론되고 있는 업체가 있어 관심을 끌고 있다.

16일 검찰 등에 따르면 성곡미술관 후원업체 중 하나인 보험법인대리점 국민엔터프라이즈는 최근 미술관 후원과 쌍용그룹과의 거래 관계 등에서 상식적으로 이해하기 쉽지 않은 행태를 보였다.

2003~2006년 성곡미술관에 대한 후원 내역을 보면 국민엔터프라이즈가 후원한 돈은 1억3천만원으로 대우건설(2억9천만 원)에 이어 2위로 집계됐다.

일개 보험대리점의 미술관 후원금이 삼성전자(1억500만 원), 포스코(1억 원), 산업은행(7천만원) 등 굴지의 대기업과 국책은행보다도 많았던 것.

이 회사의 연 매출액은 7억 원으로 매출의 20% 가량을 성곡미술관에 후원한 것이며 특히 작년 하반기에는 1억3천만 원이란 거액을 한 번에 후원금으로 내놨다.

이와 관련해 한나라당 권영세 의원 쪽은 "국민엔터프라이즈의 연 매출 7억원 가운데 5억원 가량이 쌍용화재의 것"이라며 이 회사가 쌍용 측과 모종의 특수관계를 맺고 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후원금 지급 대상이 김 전 회장의 부인인 박문순씨가 관장으로 있는 성곡미술관이라는 점에서 이와 같은 거액 후원은 쌍용 측에 대한 일종의 리베이트일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국민엔터프라이즈 측은 "개인적으로 잘 아는 성곡미술관 실무자가 도와달라고 해 광고와 기부도 할 겸 후원금을 냈으며 성곡미술관의 연간 관람객을 5천명으로 예상했기에 큰 금액이 아니라고 봤다"고 해명했다.

또 그는 "도움을 요청한 성곡미술관 실무자는 신정아씨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러나 보험업계 관계자들은 "보험대리점 영업은 대부분 전화를 통한 텔레마케팅으로 이뤄지는데 보험대리점이 거액을 들여 따로 광고를 한다는 건 말이 안 된다"고 지적했다.

국민엔터프라이즈가 보험계약 업무와 관련해 쌍용그룹과 특수관계를 맺고 있다는 점에서 최근 불거진 쌍용 비자금 조성 의혹과도 일부 관련이 있는 게 아니냐는 추측도 나온다.

서울 중구 저동 쌍용빌딩에 사무실을 둔 국민엔터프라이즈는 화재보험 등 쌍용그룹 계열사들의 보험계약을 거의 전담하는 사실상의 자회사로 알려져 있다.

보험대리점은 보험계약을 모집할 때마다 보험료의 일정 비율을 '대리점수수료'로 지급받게 돼 있는데 국민엔터프라이즈와 같은 대기업 보험사의 자회사는 그룹 계열사의 보험계약을 독점하는 대가로 수수료의 일부를 본사에 돌려주기로 미리 이면계약을 맺는 경우가 많다고 업계 관계자들은 입을 모은다.

만약 국민엔터프라이즈가 이런 관행대로 수수료 중 일부를 쌍용 측에 돌려줬다면 이 돈이 비자금으로 조성됐을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전했다.

이에 국민엔터프라이즈 관계자는 "우리 회사는 해체된 쌍용그룹 자회사들의 보험을 보험사와 중계하는 대가로 커미션을 받고 있지만 비자금 조성에 관여한 적은 없다"고 해명했다.

김 전 회장의 측근으로 꼽히는 쌍용양회 홍사승 사장의 동생이 국민엔터프라이즈의 대표이사라는 점도 눈에 띈다.

쌍용양회는 위장계열사로 추정되는 지방 모 레미콘 업체와의 특혜성 거래를 통해 김 전 회장에게 거액의 비자금을 몰아줬다는 의혹이 제기되면서 최근 검찰의 압수수색을 받았고, 홍사승 사장 또한 참고인 자격으로 소환되기도 했다.

특히 홍사승 사장의 동생은 쌍용화재 전무를 지내다 2002년 계약자에게 리베이트를 제공하고 판촉비 명목으로 조성한 비자금 중 일부를 횡령하는 데 가담한 혐의로 금융감독위원회로부터 문책을 받은 전력이 있는데도 여전히 쌍용그룹과 특수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검찰 관계자는 "국민엔터프라이즈가 성곡미술관에 거액을 후원한 게 김 전 회장의 비자금과 어떤 관련이 있는지, 신정아씨와 변양균 전 청와대 정책실장의 혐의와 연결되지는 않는지 살펴 보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