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섯 번째로 검찰에 소환된 변양균 전 청와대 정책실장과 신정아 씨는 조사에 응하는 태도만큼이나 외양도 상반된 모습이었다.
신 씨는 기력을 완전히 회복한 듯 움직임에 발랄함까지 엿보인 반면 변 전 실장은 발걸음을 떼는 것 자체가 힘든 표정이었다.
23일 오전 10시께 서부지검에 도착한 변 전 실장은 취재진의 질문에 굳게 입을 다문 채 당직실을 거쳐 천천히 청사로 들어갔고 로비에서는 몸의 중심을 잡기가 힘든 듯 잠시 벽시계를 붙들기도 했다.
변 전 실장의 변호인은 "구체적으로 얘기할 수는 없지만 (변 전 실장의) 몸 상태가 좀 좋지 않은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변 전 실장보다 1시간 늦은 오전 11시에 소환된 신정아 씨는 그간 이용하던 병원 구급차 대신 변호인의 승용차를 이용해 서부지검에 출두했다.
신 씨는 승용차에서 내리자마자 발걸음을 재촉해 정문에서 회전문을 힘껏 밀었으나 `공휴일이라 닫혀 있다'는 취재진의 말을 듣자마자 재빨리 몸을 돌려 15m쯤 옆에 딸린 당직실로 뛰어들어갔다.
취재진 질문에 함구하긴 변 전 실장과 마찬가지.
검찰 관계자는 전날까지 소환조사에서 변 전 실장은 혐의사실에 대한 추궁에 일부는 시인하고 일부는 부인했지만 신 씨는 초지일관 부인하면서 자주 휴식시간을 달라고 요청했다고 전했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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