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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비평] 신정아 학력위조 관련 뉴스

입력 : 2007.09.22 1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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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정아씨 학력위조 사건에 대한 검찰 수사를 보도하는 뉴스가 실제 수사상황을 따라잡지 못하고 겉돌고 있다는 느낌을 주고 있습니다. 뉴스는 또 신씨의 행적을 추적보도하면서 그것이 도덕성의 문제냐, 범법이냐를 구분하지도 않았습니다. 검찰은 신씨에 대한 구속영장 청구를 전후하여 이해하기 어려운 태도를 보였지만, 뉴스는 이를 지적하지 않았습니다.

지난 15일 SBS 뉴스는 신씨 증권계좌에 들어 있는 5억원의 자금출처와 관련하여 검찰은 신씨가 성곡미술관의 기업 후원금을 관리하면서 이를 횡령했는지, 미술작품 판매의 대가인지, 제3의 후원자가 있는지 등을 수사하고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뉴스는 작품 판매알선의 대가라면 배임수재혐의를 적용할 수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16일 뉴스는 마치 짜 맞춘 것처럼 변양균 전 청와대 정책실장과 신씨가 동시에 검찰에 출석한 배경에도 의문이 커지고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뉴스는 18일 변씨가 신씨의 해외도피를 도왔다면 범인도피죄를 물을 수 있다는 점에서 두 사람이 말을 맞췄을 가능성은 아주 중요한 대목이라고 분석했습니다. SBS 뉴스에는 여러 죄목들이 등장하지만, 뉴스가 이에 대한 철저한 법률적 검토를 거친 것 같지는 않습니다. 우선 배임수재혐의가 나왔는데, 큐레이터가 작품판매를 알선했다면 그것이 직업윤리의 문제를 넘어 범죄가 될 수도 있는지는 법률검토가 필요합니다. 신씨에 대한 숨은 후원자가 있다고 해도 이것이 윤리적 문제인지 법률적 문제인지는 분명하지 않습니다.

신씨가 미국으로 갈 때만 해도 아직 동국대가 신씨를 고발하지도 않은 상태라 범인의 신분이 아니었습니다. 뉴스는 어떤 근거로 변씨에 대해 범인도피죄를 물을 수 있다는 것인지를 설명했어야 합니다. 뉴스는 변씨와 신씨가 말을 맞췄을 의문이 커지고 있다고 보도했지만, 같은 사건에 연루되어 있는 두 사람이 긴밀하게 연락을 취하지 않았다면 그것이 오히려 이상한 일입니다. 뉴스는 두 사람이 말을 맞춘 것이 왜 문제가 될 수 있는지를 먼저 설명했어야 합니다. 지난 20일 SBS 8시뉴스는 신정아씨가 미술관 재직시절 억대의 후원금을 빼돌린 사실이 관계자들을 소환조사한 검찰에 의해 확인되었다고 보도했습니다. 뉴스는 신씨의 주식계좌에 들어있던 5억여 원도 기업 후원금의 일부였다고 전했습니다. 그러면 이제 신씨의 주식계좌에 들어 있는 거액의 출처에 대한 의문은 풀린 것입니까? 검찰의 공식발표가 있을 때까지는 이 부분에 대한 판단도 유보할 수밖에 없습니다. 후원금 횡령과 관련하여 14일 뉴스는 검찰이 혐의를 포착했다고 했다가, 다음날 뉴스가 성곡미술관이 횡령가능성을 부인했다는 점을 강조하는 등 보도가 이미 오락가락하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철저한 비공개로 진행되는 검찰수사는 공식발표만을 보도하다가는 진도를 쫓아갈 수가 없습니다. 그래서 검찰이 의도적으로 흘려주는 ‘한마디’를 근거로 온갖 시나리오를 만들어 보는 보도의 고충을 이해합니다. 그러나 이 경우라도 합리적인 근거를 제시할 수 있어야 합니다. 합리적인 근거를 제시할 수 없다면, 보도의 양에 집착하지 말고, 보도하지 않는 것이 올바른 태도입니다.

검찰은 지난 18일 사문서 위조, 위조 사문서 행사, 업무방해,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 등의 혐의로 신씨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했지만, 법원은 이를 기각했습니다. 검찰은 구속영장 청구당시 신씨가 학력을 위조하여 동국 대 교수로 취업하고 그 후광으로 광주비엔날레 총감독의 자리에 발탁된 사실만을 문제 삼았던 것입니다. 검찰은 영장기각을 “사법의 무정부상태를 야기하는 무책임한 처사”라고 비판했고, 법원은 “검찰이 영장에 밝힌 혐의만으로는 신씨에 대한 구속사유가 되지 않는다.”고 맞받았습니다. 뉴스가 여기서 검찰과 법원의 갈등을 추적하는 것은 현상을 쫓는 보도입니다. 이것보다 뉴스는 검찰의 태도를 심층 분석해야 합니다. 검찰은 신씨의 횡령 등 추가 혐의와 변씨 관련 의혹을 영장에 혐의로 적시하지는 않고, 참고자료로만 제출했습니다. 그러나 영장 청구 이틀 뒤인 20일 검찰은 신씨의 횡령혐의를 확인했다고 뉴스가 보도했습니다.

그렇다면, 불과 이틀 뒤면 횡령사실을 확인할 수 있는 상황에서 검찰은 왜 횡령사실을 제외한 4개의 혐의만으로 신씨에 대한 구속영장을 서둘러 청구하여 기각당하는 수모를 겪고, 이에 대해 지나치게 격한 반응을 보였는가 하는 점입니다. 뉴스는 또한 검찰수사의 과정에 대한 철저한 추적보도에는 소홀했습니다. 검찰은 청와대 사무실에 있는 변씨의 컴퓨터에 대한 조사를 실시했습니다. 그 결과는 어떻게 나왔습니까? 뉴스는 검찰이 신씨에 대한 제3의 후원자가 있을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관련 계좌를 추적하고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그러나 관련계좌는 누구의 어떤 관련계좌인지, 그리고 추적이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지에 대한 속보가 없습니다. 뉴스는 여기저기서 ‘보이지 않는 손’이라는 표현을 썼습니다. 이것이 무엇을 지칭하는 것이라는 설명이 붙지 않으면, 뉴스의 표현으로는 부적절합니다.    
  
신씨 사건을 보도하는 뉴스는 양적으로는 풍성하지만, 질적으로는 시청자들의 궁금증을 풀어주기에 미흡합니다. 떠돌고 있는 풍문이나 확인되지 않은 혐의사실 등의 보도가 경우에 따라서는 사건의 진실을 가리고 있는 방어벽에 돌파구를 뚫는 수단으로서 정당화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이런 보도를 남용할 경우 시청자들을 더욱 혼란스럽게 만들고, 뉴스에 대한 신뢰를 떨어뜨리게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