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히 검찰이 알선수뢰 혐의를 적용함으로써 지난해 8월26일 정상곤 전 부산지방국세청장, 부산건설업자 김상진(42)씨와 함께 한 서울 한정식당에서의 모임도 "단순한 동석 수준"이었다는 정 전 비서관의 그동안의 주장이 설득력을 잃게 됐다.
검찰은 정 전 비서관이 지난해 연말과 올초 2차례에 걸쳐 김 씨가 실소유주로 있는 I사에 대한 세무조사 무마 로비에 도움을 준 대가로 김 씨로부터 수천만 원을 받았다고 밝혔다.
이 돈은 정 전 비서관이 지난해 7월 김씨를 정 전 청장에게 소개시켜 주고 다음달에는 식사자리에 함께 함으로써 세무조사 무마청탁을 할 수 있도록 주선한 대가라는 게 검찰의 시각이다.
검찰은 이 돈을 받은 시점이 세무조사 무마 로비 시점과 다소 떨어져 혐의 적용을 놓고 고심했으나 알선수뢰 혐의를 적용키로 결정했다.
수뢰 시점이 정 전 비서관이 청와대 비서실에 재직하고 있을 때인 점을 감안, 직위를 이용해 다른 공무원에게 청탁했다는 판단에 따라 알선수뢰 혐의를 적용키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이 적용한 혐의가 구속전 피의자 심문에서 인정되고 구속이 확정될 경우 정 전 비서관은 정치인으로서 치명타를 입을 것으로 보인다.
정 전 비서관은 그동안 2003년 김씨로부터 공식적으로 받은 후원금 2천만원 외에 어떤 돈도 받지 않았다고 거듭 주장해온 만큼 도덕성이 크게 훼손될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정 전 비서관은 18일 검찰의 소환조사를 받고 나오면서도 "언론이 제기한 모든 의혹에 대해 검찰에서 하나하나 물었으나 인정할 수 있는 것이 하나도 없었다"고 혐의를 극구 부인했다.
여론의 주목을 받은 정 전 비서관에 대해 사전구속영장을 청구함으로써 부산 건설업자 김상진 씨의 전방위 로비사건 수사는 한 고비를 넘기게 됐지만 검찰도 그간의 수사행태에 대해 비난을 면할 수 없게 됐다.
이번 영장 청구는 검찰이 김 씨의 사기 횡령 혐의에 대한 1차 수사 당시 정 전 비서관에 대한 조사가 충분치 못했다는 것을 역설적으로 보여주는 것이기 때문이다.
검찰은 지난달 31일 여론에 밀려 보완수사에 착수하면서 김 씨 기소이후에도 수사는 계속하고 있었다고 해명했지만 여론의 압력이 없었다면 수사가 부실한 상태에서 마무리됐을 것이라는 따가운 시선을 피할 수 없게 됐다.
(부산=연합뉴스)Copyright Ⓒ S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