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토대 모두 녹으면 온난화 더욱 가속화"…이미 피해 발생 시작
<8뉴스>
<앵커>
지구 온난화로 수만 년 동안 얼어있던 시베리아의 영구동토층이 녹고 있습니다. 언 땅 좀 녹는 걸로 끝날 일이 아니라, 대재앙의 시작이라는 우려 섞인 분석이 나오고 있습니다.
정준형 기자입니다.
<기자>
시베리아 북동부의 야쿠티아 지방.
온난화의 영향으로 몰라보게 변했습니다.
절벽을 뒤덮었던 얼음이 녹고 수만 년 동안 잠자고 있던 토양층이 표면에 나타났습니다.
얼음 아래 토양층엔 매머드 같은 고대 동물들의 유해와 배설물, 미생물이 켜켜이 쌓여 있습니다.
이 미생물들이 활동을 시작하면서 온실가스가 배출됩니다.
[세르게이/러시아과학원 박사 : 2만 년 이상 굶주려온 미생물들이 오랜 잠에서 깨어나 토양층을 분해하면서 온실가스를 발생시킬 것입니다.]
군데군데 생겨난 호수에선 이산화탄소보다 20배나 강력한 온실가스인 메탄가스로 인한 기포가 부글거립니다.
성냥을 대보니 불이 붙습니다.
인류가 배출하는 탄소량은 1년에 약 70억 톤.
시베리아 영구동토대에는 그 70배에 이르는 5천억 톤 가까운 탄소가 매장돼 있는 것으로 추정됩니다.
시베리아 동토대가 모두 녹는다면, 온난화를 더욱 가속시켜 재앙을 초래할 수 있다는 말입니다.
이미 야쿠티아 근처 도시에서는 지반이 꺼지고 벽에 금이 가는 등 피해가 발생했습니다.
[세르게이/러시아과학원 박사 : 시베리아 북부 모든 도시와 길이 파괴되고, 지구 온난화가 더욱 빨라질 겁니다.이를 막을 수는 없을 것입니다.]
이런 온난화 현상은 북극해 유빙이 급속히 줄어드는 데서도 확인됩니다.
북극의 얼음층 넓이는 약 300만㎢로 지난 1,2년새 무려 100만㎢가 줄었다고 유럽 우주국이 발표했습니다.
북극권을 통해 아시아와 유럽을 오가는 '북서항로'가 트일 정도로 북극의 빙하는 빠른 속도로 녹아내리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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