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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당의 대선후보가 결정되었으니 뉴스는 이제 그 다음 단계로 초점을 옮겨야 합니다. 이명박 후보에 대한 박근혜 전 대표 측의 지원 여부와 이 후보의 대선후보로서의 정책이 한나라당과 관련한 다음 단계 뉴스의 초점입니다. 이에 앞서 뉴스는 이 후보가 경선에서 압승할 것이라던 언론의 예측이 왜 빗나갔는가를 철저히 분석함으로써 예측의 정확도를 높이기 위해 노력하는 자세를 보여주어야 합니다.
지난 21일 SBS 8시뉴스는 언론사들의 예측조사와는 달리 이 후보가 박 전 대표에게 간신히 이긴 한나라당 경선 결과를 놓고 그 이유를 분석했습니다. 여론조사 전문가들의 분석을 인용한 이 뉴스는 이 후보의 도곡동 땅 의혹에 대한 검찰의 수사 중간발표로 인해 표심이 막판에 급변한 것을 가장 큰 이유로 들었습니다. 뉴스는 또 박 후보 지지세가 강한 대구지역의 투표율이 아주 높았던 점, 박 후보 지지자가 많은 5-60대 여성들의 여론조사 응답률이 가장 낮았던 점, 그리고 여론조사에서 자신의 지지 성향을 숨기는 경향이 당원과 대의원 선거인단의 경우가 일반 국민보다 더 컸다는 점 등을 지적했습니다. 그러나 이런 점들은 특히 경선직전 단계에서는 충분히 예측 가능한 변수들이었으며, 여론조사 해석에서 이 변수들을 가중치로 반영했어야 합니다. 실제로 박 후보의 역전승을 예측한 여론조사 전문가도 있었지만, ‘이명박 불패’라는 고정관념과 선입견의 포로가 된 언론의 주목을 받지는 못했던 것입니다.
SBS 뉴스는 20일 이 후보가 경선의 후유증을 어떻게 극복하느냐에 대선 승패가 갈라질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뉴스는 이어 당내 화합의 가장 큰 걸림돌이 내년 4월 총선을 앞둔 ‘박근혜 캠프’ 소속 의원들의 불안감이기 때문에, 공천의 독립성과 객관성을 확보하는 제도적 장치를 마련해야 후유증을 최소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뉴스가 이와 같은 판단을 했다면, 추적보도의 방향도 이쪽이어야 합니다. 새로운 공천 제도에 대한 한나라당 지도부와 이 후보 측의 태도와 복안이 그것입니다. 그러나 경선 결과를 발표한지 사흘이 지난 23일까지 당내 화합과 관련하여 뉴스가 보도한 것은 경선 결과에 깨끗하게 승복하고, 정권교체를 이루기 위해 백의종군하겠다고 말한 박 후보의 연설을 음미하는 것뿐이었습니다. 더욱이 뉴스는 박 후보가 캠프 해단 식에 참석하지 않은 것이 “당선자가 아닌 자신에게 관심이 쏠릴 것을 걱정한 배려”라는 한 측근의 설명을 인용하면서 “그가 철저히 몸을 낮추고 있다”는 보도까지 했습니다.
선거인단 투표에서는 이기고도 여론조사에서 밀려 패배한 쓰라림을 혼자 다스리고 있는 박 전 대표입니다. 그가 만일 “당선자가 아닌, 자신에게 관심이 쏠릴 것”을 걱정하고 있다면, 그것은 인간의 차원을 넘어 선 경지입니다. 경선에 불복하지 않고, 승복한다는 연설을 한 것만 해도 한국의 정치풍토상 쉽지 않은 일입니다. 그러나 뉴스는 정치인인 박 전 대표의 일거수일투족을 미화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합니다.
이명박 후보가 23일까지 당의 대선 후보로서 밝힌 정책은 당의 색깔과 시스템을 바꾸겠다는 것과 일본의 한 TV와 인터뷰에서 밝힌 대북정책의 원칙 등 두 가지였습니다. 그의 당 개혁 방안은 보수 색깔을 옅게 하는 대신 실용주의를 강화하겠다는 것이고, 대북정책의 원칙은 “북한에 대한 경제협력은 북한이 핵을 포기하지 않으면 어렵다”는 것이었습니다. 대북정책과 관련하여 이날 뉴스는 이 후보의 발언에 초점을 맞췄어야 합니다. 그러나 SBS 뉴스는 그의 발언이 아니라 청와대가 이 후보의 발언을 정면으로 비판했다는 점에 초점을 맞췄습니다. 뉴스는 또한 보수 색깔을 옅게 한다는 당 개혁방안이 그의 기업정책이나 노동정책, 복지정책과는 어떻게 관련되는지를 추적 보도해야 합니다. 그렇지만 SBS 뉴스에는 그의 정책에 대한 독자적인 추적보도가 없습니다.
지난 7월 초 신정아씨의 학력위조가 드러난 이후 지금까지 두 달 가까이 우리사회는 유명인사들의 가짜학력을 들춰내느라 여념이 없습니다. 지난주만 해도 배우 윤석화 씨, 장미희 씨, 지광 스님, 탤런트 최수종 씨, 작곡가 주영훈 씨 등의 학력이 도마에 올랐습니다. 가짜 학력 파문이 개인의 정직성의 문제냐, 학벌사회의 불가피한 부산물이냐 하는 논쟁도 있지만, 학력에 대한 사회적 검증 선풍은 투명한 사회로 나가는 과정의 진통이라는 긍정적인 측면이 있습니다. 그러나 이를 보도하는 뉴스의 관점은 좀 더 심화시켜야 합니다. 오늘은 또 누구의 학력이 가짜로 드러났다는 흥미위주의, 천편일률적인 보도는 이제 지양해야 합니다. 뉴스는 우리 사회가 이 문제를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며, 학력을 부풀릴 필요가 없는 사회로 나가기 위해 우리는 무엇을 해야 하는가를 시청자들과 함께 생각해 보는 단계로 나아가야 합니다. 지난 17일 SBS 뉴스가 한국인의 사고방식과 가치관을 분석한 책과 논문을 소개했지만, 이를 가짜학력 파문과 연결시킨 것은 무리였습니다.
대선과 관련한 한나라당 쪽 뉴스는 이제 박 전 대표 쪽이 이 후보에게 협조할 것인가, 그리고 이 후보의 정책노선은 무엇인가 하는 두 질문에 초점을 맞춰야 합니다. 이들 질문에 대한 대답을 만들기 위해서는 여기저기 흩어져 있는 관련 사실의 조각들이나 단편적인 발언들을 긁어모은 뒤 적극적으로 질문하고, 맥락을 잡아야 합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정치인이나 정당의 페이스에 말려들지 않는 태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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