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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교계부터 투명하게'…살림살이 공개 확산

이정국

입력 : 2007.08.21 19:23|수정 : 2007.08.21 2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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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뉴스>

<앵커>

천주교 서울대교구가 한국 천주교 사상 처음으로 교회의 수입, 지출 상황을 일반 신자들에게 공개했습니다. 불교 등 다른 종교들도 살림살이의 투명성 확보를 위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습니다.

이정국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천주교 서울대교구가 최근 신자들에게 배포하는 주보를 통해 공표한 지난해 재무제표입니다.

신자들이 낸 헌금과 기부금, 각종 후원금을 합친 수입액은 1035억 원입니다.

여기에서 선교사업운영비와 일반운영비 명목의 지출 616억 원을 빼면 운영수지 차액, 즉 한 해 동안의 흑자가 419억 원에 이릅니다.

교구 내 213개 성당과 각종 교회 기관들이 들어서 있는 땅과 건물은 2천9백억 원으로 평가됐습니다.

이번 재무제표는 삼경 회계법인의 감사까지 받았습니다.

[허영엽/천주교 서울대교구 문화홍보국장 : 그동안 서울대교구에서 자체적으로 감사해서 신부님들에게만 공개를 했는데 이번에는 외부 회계법인을 통해 감사를 받아서  큰 의미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천주교의 이같은 장부 공개에 대해 다른 종교계는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습니다.
먼저 개신교, 독립채산제 형태로 운영되고 있는 대부분의 개신교 교회도 천주교처럼 수입·지출내역을 투명하게 공개하자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습니다.

개신교는 현재 남산의 숭의교회와 분당의 샘물교회 등 일부 대형 교회에서만 내부 회계보고를 하고 있을 뿐이고 그나마 외부감사는 받지 않고 있습니다.

[양세진/'기독교 윤리실천 운동' 사무총장 : 그래서 이제 한국 개신교 교회도 외부 회계법인에 의한 회계감사보고를 발표함으로 인해서 교회의 투명성·공공성을 회복하는 방향으로 나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조계종은 이미 지난 94년부터 나름대로 정교한 재무회계와 감사를 실시하고 있는 터여서 천주교의 이번 장부공개를 환영한다는 입장입니다.

[승원 스님/조계종 총무원 기획실장 : 조계종 중앙기관인 총무원은 매년 국회기능을 하는 중앙종회의 심의를 거쳐 예산공개와 감사를 받고 있습니다. 또 이 결과는 불교계 언론을 통해서도 전 과정이 불자들에게 공유되고 있습니다.]

조계종은 천주교처럼 전국에 산재해 있는 사찰들의 부동산 자산까지 평가해 좀 더 정확한 재무제표를 공개하기로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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