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수원 보호구역에 묘 줄줄이…사회 지도층 인사들이 불법 자행
<8뉴스>
<앵커>
상수원 보호구역인 경기도 광주시 일대에 불법 호화분묘들이 들어서고 있습니다. 전직 대학 총장의 묘에 수사기관의 간부들까지 이런 불법행위를 저지른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이한석 기자의 기동취재입니다.
<기자>
팔당호가 내려다 보이는 경기도 광주시 남종면의 한 야산입니다.
수십여 기의 묘들이 곳곳에 들어서 있습니다.
대리석으로 만든 계단에 화려한 비석까지, 수천만 원이 들어간 호화분묘들도 즐비합니다.
산중턱을 깎아낸 흔적이 고스란히 남아있고 잘라낸 나무들은 곳곳에 쌓여 있습니다.
묘지를 만들기 위해 깎아 놓은 산은 비가 내리면서 토사가 흘러내려 무너져 내렸고 나무는 뿌리째 뽑혔습니다.
논과 밭을 흙으로 덮어 묘지를 만든 곳도 있습니다.
지난 3월에는 묘지를 만들려고 고의로 밭에 불을 놨다 큰 화재로 이어진 적도 있었습니다.
[마을 주민 : 묘를 쓴다고 불질러버리고, 밭이고 임야고 가리질 않아요. 경치만 좋으면 무조건 쓰고 보겠다는 식이니까.]
마을 주민들이 철조망까지 설치했지만 막무가내입니다.
[마을 주민 : 자기 부모 돌아가셨는데 내가 뭐라고 해봐요. 가만히 있는가. 못 들오게 해도 철조망 잘라버리고..]
상수원 보호구역인 남종면 검천리와 수청리 일대에만 지난해 들어선 묘지들이 80여 기, 10만 제곱미터가 넘습니다.
모두 관할 지방자치단체에 신고하지 않은 불법 묘지들입니다.
[시청 관계자 : 큰 도로에서는 확인이 안 되는 지형이잖아요. 주민들이 확인해줬어야 되는데..
부동산 업체들이 좋은 묘자리들을 찾아 기획 상품처럼 팔고 있습니다.
[부동산 업자 : 자리가 죻죠. 조용하고, 남한강을 배경으로 두잖아요. 서울에 웬만한 분들은 지관도 데려오고..]
이른바 명당자리를 찾는 사회 지도층 인사들도 적지 않습니다.
[부동산 업자 : 검찰 공무원, 변호사, 교수, 대학 총장도 (묘를) 썼는데....]
친일 작가로 알려진 한 전직 대학총장의 묘.
모 지방경찰청 수사과장도 모친의 묘를 쓴 것으로 취재 결과 확인됐습니다.
[전직 대학총장 아들 : (묘지를 쓸 때 허가를 받으셨나요?) 아버님이 돌아가시기 전에 미리 터를 만들어 놓으신 걸로 기억합니다.]
명당자리를 찾아 상수원 보호구역을 뒤덮고 있는 불법 호화분묘.
서울 강동경찰서는 수사에 착수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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