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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핵 6자회담 비핵화실무회의 의제와 전망

입력 : 2007.08.15 11:56|수정 : 2007.08.15 12:42


'남북 정상회담 개최 합의로 불어온 한반도 정세의 훈풍을 타고 불능화와 신고 단계를 넘어서자.'

16~17일 중국 선양에서 열리는 북핵 6자회담 비핵화실무그룹 회의에 나서는 한국 등 참가국들에게 주어진 `미션'이다.

참가국들은 이번 실무회의에서 북핵 2.13 합의상의 비핵화 2단계 조치인 핵프로그램 전면 신고와 핵시설 불능화의 구체적인 방안을 협의한다.

이번에 원만한 협의가 이뤄져야 내달 6자회담 본회의에서 비핵화 2단계의 세부 로드맵에 합의한 뒤 연내 불능화 및 신고 조치를 마무리한다는 참가국들의 목표에 청신호가 켜진다고 외교가는 보고 있다.

◇ 의제는 = 이번 실무회의의 의제는 비핵화 2단계에 북한이 할 일들의 구체적인 내용을 채우고 대강의 이행 일정을 정하는 것이다. 나머지 참가국들이 북한의 비핵화 이행에 대한 상응조치 차원에서 해야할 일들은 지난 7~8일 경제·에너지 실무회의에서 논의된 바 있다.

영변 핵시설 폐쇄.봉인 등 비핵화 1단계 조치가 사실상 마무리된 상태에서 핵시설을 다시 가동하기 어렵게 만드는 일(불능화)과, 9.19공동성명에 따라 궁극적으로 폐기해야할 핵시설 및 관련 장비의 목록을 제출하는 일(신고)이 2단계에 북한이 해야할 일들이다.

그런 만큼 핵시설 불능화는 어떤 방법으로 할 것이며, 핵프로그램 신고 대상을 어떻게 규정할 것인지, 불능화와 신고의 선후관계 및 대강의 이행 시간표를 어떻게 정할 지 등이 이번에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

참가국들은 무엇보다 이 같은 의제들에 대한 북한의 공식적인 입장을 청취하는데 방점을 두고 있다.

◇ 쟁점과 관전포인트 = 우선 2.13합의에서 개념규정이 돼 있지 않은 불능화의 구체적인 방법에 참가국들이 합의할 수 있을 지가 관심거리다. 구체적으로 어느 수준의 불능화를 채택할 지는 이번 회의에서 처음 본격적으로 논의되어야할 상황이다.

불능화에 대해 북한 6자회담 수석대표인 김계관 외무성 부상은 '무력화'로 지칭하며 '황소 거세'에 비유한 바 있으나 어떤 식으로 불능화를 하겠다는 등의 기술적 문제를 언급한 적은 없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전문가들은 원자로 불능화만 해도 노심을 제거하거나 제어봉 구동장치를 빼낸 뒤 빈공간을 특수물체로 채우는 방안, 원전의 원료 계통을 차단하는 방안, 원자로 가동을 지휘하는 주제어실을 부수는 방안 등 여러 옵션이 가능하다고 보고 있다.

옵션이 많은 만큼 이견의 소지도 없지 않다. 북한은 복구에 긴 시간이 걸리지 않는 낮은 수준의 불능화 방법을 선호할 수 있고, 나머지 참가국들은 폐기에 가까운 실질적인 불능화 방법을 선호할 수 있다.

2002년 제2차 북핵위기의 도화선이 된 우라늄농축프로그램(UEP)과 북한이 보유한 핵무기 또는 핵 폭발장치를 신고 대상에 포함할 지 여부 또한 쟁점이 될 수 있다.

이 중 가장 민감한 UEP문제는 6자가 다 모인 자리에서 논의되기 보다는 북미가 양자협의를 통해 큰 틀에서 해법을 마련한 뒤 6자무대로 가져오는 식이 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즉 이번 회담에서 쟁점화하지 않을 것으로 보는 이들이 적지 않은 것이다.

또 핵무기 현황을 신고대상에 포함시키는 문제를 두고 미묘한 마찰이 발생할 가능성도 없지 않다. 일단 북한을 제외한 나머지 참가국들은 지난 달 6자회담에서 김계관 부상이 '검토할 수 있다'는 정도의 반응을 보였다는 점에 다소 고무된 상태다.

◇ 정상회담 도움될까 = 남북 정상회담 개최 합의와 핵시설 폐쇄 등 초기조치의 원만한 이행 등으로 진전된 한반도 정세가 이번 회의의 난제들을 풀어가는데 힘이 될 것으로 기대하는 시각이 만만치 않다.

지난 7~8일 열린 경제.에너지 실무회의때도 중유 등 상응조치 제공과 비핵화 이행간의 시차를 극복할 수 있을 지가 우려됐었다. 그러나 그간 행동 대 행동에 교조적으로 집착해온 북한이 이 같은 시차를 문제삼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히자 참가국들은 크게 고무된 바 있다.

이처럼 달라진 정세의 바람을 타고 북한이 불능화 단계를 조기에 이행하겠다는 결단 속에 이번 회의에 나선다면 불능화의 방법, 핵프로그램 신고 범위 등 의제들이 쉽게 풀릴 수 있을 것으로 당국자들은 기대하고 있다.

(서울=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