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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브프라임 문제의 핵심은 '피해 규모'

정명원

입력 : 2007.08.14 09:00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와 유럽 중앙은행 등이 시중에 돈을 풀면서 일단 진정세를 보이고 있지만 서브프라임 관련 파생상품의 부실 문제는 아직 시작도 안 됐다고 보는 시각도 있습니다.

사안의 핵심은 크게 두 가지로 볼 수 있는데 바로 불안 심리와 부실규모입니다.

두 가지는 서로 연관이 돼 있는데요.

부실규모를 정확히 모르다보니까 뉴스 하나 하나에  전 세계 투자자들이 불안해 하며 요동을 치고 있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부실 규모를 알 수 없는 이유는 뭘까요?

일반적으로 금융 상품이 파산이 나면

1)부실규모를 파악하고

2) 해당 부실에 대한 손실처리를 한 뒤

3)손실을 금융기관 순익에 반영하고

4)부실확산 방지위한 금융환경 조성을 하는 네 단계로 처리를 하게 됩니다.

그런데 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주택담보대출)를 기초자산으로 만든 ABS(Asset Backed Securities 자산유동화증권)와 CDO(Collateralized Debt Obligation 부채담보부증권)은 워낙 복잡해서 각 상품의 계약서를 일일히 확인해야 전체 부실 규모가 나올 정도인데 대부분 장외 거래여서 해당 금융사가 밝히기 전까지는 파악이 안 되는 것입니다.

버냉키 미 연방준비제도 이사회 의장이 피해규모가 천 억달러 미만이라고 했지만 그 발언 이후 골드만 삭스,씨티은행까지 손실을 입었다고 하자 시장에서는 더 될 것이라고 보고 있는 분위기입니다.

특히 우리은행과 농협 등이 투자한 CDO 같은 경우는 ABS보다 더 복잡합니다.

ABS는 상품마다 같은 신용등급에 같은 이자율을 제공하는데 CDO는 계약조건에 따라 Tranche(계층)이라고 불리는 전차만별인 신용등급과 수익율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예를들어 서브프라임 모기지라는 같은 기초자산을 기준으로 하더라도 CDO 1(원금 손실 5%까지 우선부담. 이자 20%에 대해 권리 =기대 수익률 40%/고위험 고수익)와 CDO 2(원금 손실 15%까지 우선부담. 이자 30%에 대해 권리=기대 수익률 20%)에 투자했을 경우 상황이 달라집니다.

만약 기초자산이 5% 손실이면 CDO 1이 손실을 전액부담하지만 기초자산이 10% 손실이면 CDO1이 5% 손실부담, CDO2가 나머지 5%를 손실 부담하는 구조로 돼 있습니다.

따라서 우리 은행이나 농협 등 국내 금융기관들이 아무리 우량 등급 채권에 투자했다고 해도 기초자산인 서브프라임 모기지의 부실규모가 커지면 '저위험 저수익' 구조인 우량 CDO에게 까지도 파장이 확산될 수 있습니다.

그리고 현재 미 연방준비제도 이사회는 잘못된 투자를 한 금융사들이 해당 상품을 부도 처리할 때까지는 적극적인 개입(금리인하나 특별자금 지급)을 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기때문에 부실규모를 정확히 파악할 때까지는 당분간 진정된다고 안심하거나 우리는 피해 없을 것이라고 보기는 좀 어려워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