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뉴스

뉴스 > 생활·문화

문화예술계 가짜 파문 '다음은 누굴까'에 촉각

입력 : 2007.08.13 16:28


신정아 전 동국대 교수와 김옥랑 단국대 교수, 인테리어 디자이너 이창하 씨의 가짜 학위 파문은 직접 관련된 미술계와 공연계를 넘어 문화예술계 전반에 긴장감을 일으키고 있다.

"이 기회에 해외파들은 모두 점검해 보아야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으며 국내에서 학위를 딴 인사들에 대해서도 "대학원을 언제 다녔으며 학위 논문 제목은 무엇이냐", "실제로 직접 학위 논문을 썼느냐"등에 대한 의문들이 제기되고 있다.

문화예술인들은 특히 서울중앙지검 특수3부, 사회정의시민행동 등 시민단체가 나서 각계 인사의 '가짜 학위'에 대한 제보를 접수받고 있는 상황에 주목하면서 '제2의 신정아, 김옥랑'이 나오는 것은 시간문제라며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가짜학위 파문'의 진원지로 지목되고 있는 문화예술계에서 거론되는 학위 의심사례는 다양하다.

해외 모 대학에서 학위를 인터넷으로 땄다는 미술평론가 A씨에 대해서는 예일대에서 인터넷으로 학위를 땄다던 신정아 씨의 사례가 가짜로 밝혀지자 "학위를 딴 것이 맞느냐"는 의문이 이어지고 있다.

스스로 '박사'로 불리기를 좋아하는 또다른 해외파 기획자 B씨에 대해서는 "석사학위를 받은 것은 맞으나 박사 학위는 아닌 것 같더라"는 소문이 그치지 않고 있으며, 미술인 C씨에 대해서는 "학술진흥재단의 DB에 박사논문이 올라있긴 하지만 그것조차도 믿을 수 없는 것 아니냐"는 의심도 나오고 있다.

공연계도 김옥랑 교수 사례 이후 새삼스럽게 학위에 대해 관심을 갖는 분위기다.

해외파 연극인 D씨가 나온 모 대학은 상습적으로 가짜 학위를 남발하는 곳이라는 입소문이 돌고 있고, 국내에서 석박사 학위를 딴 무용인 일부에 대해서도 학위논문을 쓸 시간이 있었는지를 궁금해하는 사람들이 생겨나고 있다.

정승희 예종 무용원장은 "2004년 예종 무용과 교수 허영일 씨의 허위학력 논란 이후 학교 측에서 학력 검증을 한 번 했던 것으로 알고 있다"며 "누구누구가 가짜라더라 하는 얘기가 간혹 들리는 경우도 있지만 자기들 일하는데 바쁜 요즘 누가 신경쓰고 사나"라고 반문하기도 했다.

사회정의시민행동에서 가짜 관련 제보를 맡은 제2분과위원회 위원장인 한학성 경희대 교수는 "아직까지 많은 제보는 들어오지 않고 있으나 종교계, 정치계와 함께 예체능계열 교수 등에 대한 사례가 몇 건 접수됐다"고 말했다.

한 교수는 "그러나 사회 풍토 탓인지 제보자들의 경우 자신의 신분이 밝혀지는 것을 많이 꺼리고 구체적인 물증보다는 단편적인 내용을 제보하는 경우가 많아 특히 러시아 학위 의심사례 등에서는 제대로 조사를 진행하려면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예술계 관련 인터넷 사이트에서는 토론도 활발하게 이어지고 있다.

전시소개 전문 사이트 네오룩에 최근 글을 올린 '햄릿'이라는 대화명의 미술인은 "우리사회의 집단적 광기를 통렬하게 되돌아 보아야한다"며 "신정아 씨가 그렇게도 취득하고 싶었던 '예일대 미술사 박사학위'란 바로 이처럼 악취나는 사회에서 스스로 살아남기 위해 소설 '향수'의 그르누이가 제조했던 '지상 최고의 향수'같은 것이었는지도 모른다"고 꼬집었다.

(서울=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