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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신당-열린우리당 합당, 곳곳서 '마찰음'

입력 : 2007.08.12 16:27


대통합민주신당과 열린우리당의 합당을 앞두고 여기저기서 마찰음이 흘러나오고 있다.

양당 지도부는 20일 합당을 목표로 준비작업에 가속페달을 밟고 있지만 양당 내부에서 합당 흐름에 제동을 걸려는 움직임들이 생겨나고 있다.

이같은 기류가 합당 자체를 원점으로 돌릴 정도는 아니지만 합당후 신당의 노선 정립과 지분 배정 과정에서 심상치 않은 갈등을 빚을 소지를 내포하고 있다는 관측이다.

민주신당에서는 김한길 의원이 이끄는 '통합신당파'의 반발이 예사롭지 않다.

지난 2월 우리당의 1차 집단탈당을 감행했던 이들은 신당과 우리당의 '당 대 당' 합당에 반대하는 서명운동을 펼치고 있다.

이들의 요구는 '우리당의 선 반성과 사과'. 자기반성과 환골탈태의 각오로 우리당을 뛰쳐나왔던 탈당파와는 달리 우리당에 잔류해있던 의원 58명이 아무런 입장 표명 없이 '어물쩍' 신당에 합류하는 것을 용인할 수 없다는 것이다.

통합신당파 강봉균 의원은 "대의명분으로 움직인 탈당의원과 당에 남아있다 신당에 합류한 분은 다르게 봐야 하지 않느냐. 함께 당을 하려면 양쪽이 화해할 수 있는 전기가 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통합신당파는 이날 저녁 비공개 회동을 갖고 신당과 우리당의 '당 대 당' 합당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재확인하고 대응방향을 논의한다.

통합신당파의 이같은 움직임에는 우리당 본류가 아예 통째로 신당으로 합류하면서 초기 탈당파가 '차별화된 평가'를 받지 못하고 입지가 약화되고 있다는 불만이 깔려있다는 분석이다.

여기에는 천정배 의원 주도의 민생정치모임 소속 의원과 수도권 출신의 비노 성향 의원 상당수, 민주당 대통합파 일부도 동조하고 있다.

천 의원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우리당을 무조건 승계하는 것은 안된다"며 "반성과 국민에 대한 사과, 새출발의 대담한 자기변화 의지를 국민들에게 밝혀야 한다"고 강조했다.

우리당에서는 일부 강경 사수파가 합당 무효화를 주장하며 법적 대응에 나섰다.

우리당 일부 당원들로 구성된 '우리당지킴이연대'는 지난 7일 서울 남부지법에 "우리당 지도부의 합당 추진은 무효"라며 당 지도부 권한정지 가처분신청을 냈다.

이들은 ▲2.14 전당대회 당시 대의원 확인절차를 거치지 않아 의결 자체가 무효이고 ▲통합수임권한이 만료된 6월에 당 지도부가 중앙위원회를 부활하지 않은 채 연석회의와 임시전대를 통해 통합수임권한을 연장한 것은 부적합하며 ▲2.14 전대 당시 합의해준 통합수임권한의 시한이 만료됐다고 주장했다.

가처분신청이 법원에서 받아들여질 가능성은 그리 높지 않다는 관측이 많지만 만약 인용결정이 내려질 경우 합당은 물론 범여권 통합의 밑그림 자체를 뒤흔드는 파장을 초래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우리당 일부 친노주자들의 반발기류도 표면화되고 있다.

김원웅, 김혁규, 강운태 등 친노 대선후보 3명은 이날 강남 모 호텔에서 만나 우리당과 신당의 흡수합당에 반대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친노 관계자는 "이들 3인의 신당합류 여부는 전당대회 이후에 결정될 것"이라고 전했다.

이에 대해 민주신당과 우리당은 "합당은 거스를 수 없는 대세"라면서 예정대로 합당절차를 진행하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특히 우리당은 통합신당파가 선 사과와 반성을 요구하고 있는 데 대해 '적반하장'이라고 반발했다.

우리당 핵심 관계자는 "통합신당파가 2월 집단탈당하면서 민주당 등과의 통합논의가 더 힘들어졌는데 누가 누구 보고 반성, 사죄하라는 것이냐"고 반문했다.

우리당은 '도로 열린우리당'이라는 비판론에 대해서도 적극 반박하고 나섰다.

윤호중 대변인은 "민주당 이름으로 당선된 의원의 80%, 지방자치단체장의 100%가 신당에 합류했다"고 말했고, 이규의 부대변인도 "민주당 당원, 원외위원장 상당수가 합류했기 때문에 도로우리당으로 봐서는 안된다"고 주장했다.

다만 우리당은 18일 임시 전대에서 창당 이후 3년8개월의 당 활동을 평가하는 형식으로 과거의 정치·정책적 오류에 대한 반성의 뜻을 밝히는 방안을 검토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우리당 대선주자인 신기남 의원은 이날 영등포 당사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현재 경선룰은 탈당파 주자 중심으로 이뤄진 만큼 다시 논의해야 한다. 늦게 민주신당에 들어가는 사람을 위한 보완책이 있어야 한다"고 말해 합당후 경선 룰 논쟁을 예고했다.

(서울=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