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기막힌 수산 행정에 어민들만 '분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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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지방 자치 단체가 양식장에 직접 나눠줬던 적조 구제물질에 대해 이를 사용하면 수백만 원의 벌금을 물리겠다며 정부가 단속에 나섰습니다. 기막힌 수산행정에 어민들만 골탕을 먹고 있습니다.

전성호 기자입니다.

<기자>

800도 이상에서 구워 마치 죽염처럼 곱게 만든 분말 황토와 사료에 첨가하는 수질 정화 물질인 세라사이트가 양식장 한켠에 가득 쌓여있습니다.

양식어류가 적조에 오래 버틸 수 있도록 도와주는 물질들인데 지난 몇 년동안 부산 기장군이 나서서 어민들에게 일부를 지원한 물품들 입니다.

그런데 열흘쯤 전 기장군으로부터 한 통의 공문을 받은 양식 어민들은 기가 막힐 수 밖에 없었습니다.

해양수산부 고시가 개정돼 이를 사용하면 500만 원의 벌금이 부과된다며 모두 폐기하라는 내용입니다. 

실제 부산지방 해양수산청은 지난달 양식장을 돌며 단속을 경고했습니다.

이같은 물질들을 사용하지 못하면 이번 적조를 그야말로 무방비 상태에서 맞아야 합니다.

대책은 없고 규제만 있는 수산당국의 행정에 어민들은 분통을 터뜨리고 있습니다.

[김형백/기장군 육상양식어민 : 올해는 그걸 사용못하게끔 하니까 올해는 적조왔을 때 정말 쓸 수 있는 물질이 아무것도 없다는 겁니다. 그렇게되면 적조가 왔을 때 큰 피해를 볼 수 밖에 없는 그런 상황입니다.]

해양수산부가 승인한 유일한 물질은 가공 안 된 생황토뿐입니다.

그러나 생황토를 양식장에 뿌리면 아가미를 막아서 오히려 위험할 수 있습니다.

[윤치호/기장군 육상양식어민 : 저희로서는 대체물품을 시급히 찾아야 되는데, 어민으로서 개인업체가 나서서 찾기라는 힘든거죠. 아니면은 대체물품을 제시해 줬으면 좋겠습니다.]

특히 사료첨가제인 세라사이트의 경우 단속 대상이 되는지 안되는지 중앙정부나 지방자치단체 모두 잘 몰라서 어민들만 혼란을 겪고 있습니다.

[해양수산부 담당자 : 사료첨가제 목적으로 쓰는 것은 문제가 없겠죠. 우리 고시에 적합한 물질은 아니죠. 적조구제용은 아니죠.]

[부산 기장군 담당자 : 자기(해부수)들은 그렇게 얘기하지만 우리 입장에서는 (양식장에)쌓아 놓으면 어떻게 되느냐고 물었을 때 저희들이 답변을 정확하게 해 줄 수가 없겠습니다.]

지방 자치단체가 사준 물품을 중앙정부가 단속하는 이상한 수산 행정.

적조는 언제 밀려올지 모르는 판에 무장해제를 당한 어민들 속만 타들어가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