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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계 "정전사고 가능성 예외없다" 위기대응

입력 : 2007.08.06 14:55


삼성전자 기흥 반도체공장의 정전사고를 계기로 유사 사고에 대비한 주요 업종 대표기업들의 위기관리 체제에도 눈길이 쏠리고 있다.

통념상 삼성전자와 같은 매머드 기업이 이런 사고에 속수무책이었다면 다른 기업은 과연 어떨까 하는 의문부호가 따라붙기 때문이다.

특히 삼성전자의 이번 사고 이후, 전력이 끊기면 심각한 생산피해를 초래할 수 있는 여타 기업 사업장들에서도 그간 알려지지 않았던 유사한 사고가 잇따랐고, 이 때문에 사고 원천봉쇄와 재발 방지를 위한 다양한 대응시스템 정비와 위기관리 매뉴얼 손질도 뒤따르고 있는 것으로 파악돼 주목된다.

6일 산업계에 따르면 GS칼텍스는 지난해 4월과 5월 두 차례 정전으로 공장가동이 중단된 적이 있다.

대체로 정유, 석유화학공장의 경우 액체상태인 원료가 그 특성상 흐름이 잠깐이라도 멈추면 굳어버리고 공장 전체가 멈춰서면서 큰 피해가 발생하기 마련이다.

따라서 GS칼텍스는 사고 재발을 막기 위해 작년 6월 한전측과 여수화력발전소에서 들어오는 전력선을 2회선으로 늘리는 복선화에 합의하고, 올해말 완공을 목표로 작업하고 있다고 밝혔다.

종전에는 주동력선은 여수화력에, 예비선은 남동화력에 각각 연결돼있어 정전사고가 나면 그제야 전기가 들어오게 돼있었다. 이는 정전을 완전히 막을 수가 없는 이유가 돼왔다.

GS칼텍스뿐 아니라 LG화학, 현대오일뱅크 등 다른 정유, 화학업체들도 유사한 사고를 겪었기 때문에 이와 같은 대응체제 정비에 공을 들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지난 7월 정전에 따라 5시간 가량 생산차질을 빚었던 현대차도 재해로 인한 생산중단을 막고 재해 발생시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사내 인트라넷에 재해예방관리 시스템을 운영, 각종 재난상황을 실시간으로 파악해 대응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현대차는 태풍, 강풍, 호우로 인해 피해가 예상되는 시점부터 종료까지 재해대책본부를 구성해 각종 상황을 총지휘하며 준비, 경계, 비상, 복구 등 4단계로 비상 사태에 대응한다는 매뉴얼을 운용하고 있다.

특히 자연재해로 정전 사태가 발생하면 전산 부문은 자가발전기를 통해 전원 공급에 차질이 없도록 하고 있으며, 대규모 정전으로 공장 가동이 중단될 경우에는 즉각 복구 시스템을 운영토록 하고 있다.

또한 인트라넷 재해예방관리시스템을 통해 기상정보 등을 해당 부서에서 미리 알리고, 재해발생시에는 피해와 복구 상황을 실시간으로 파악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반도체 공정만큼이나 공정 환경이 중요한 LCD업체들의 비상대응 시스템은 더욱 철저하다는 평가다.

LG필립스LCD는 외부 전력 공급중단시 자가 비상발전과 무정전 전원장치(UPS) 시 스템 등을 통한 자체 전력 공급으로 생산라인 차질을 최소화하도록 하고 있다.

다만 비용 문제 등으로 인해 자가 비상발전은 필요 전원의 30-40% 가량 밖에 충당하지 못 하는 수준이라는 점은 삼성전자와 마찬가지다.

LG필립스LCD는 나아가 생산라인별로 전기, 설비, 안전 등 관련 부서의 수시 모의 훈련을 진행하고 있는 가운데 전체 공장 정전에 대비한 대응 모의 훈련은 연간 1회, 부분 정전 등 여러 비상상황에 대응한 모의 훈련은 매주 실시하고 있을 정도다.

하이닉스반도체는 한쪽 전선 전원이 끊기더라도 다른 쪽으로 전력을 받을 수 있도록 전선을 2개로 복선화하고 UPS를 주요 생산설비에 대놓고 있는 것을 강점으로 내세운다.

또 CMS(중앙 모니터링 시스템)실에서 24시간 사업장 곳곳에 이상이 없는지 확인하는 상시 감시체제를 운용하고 전압강하, 화재, 가스누출, 온도변화, 누수 등 32 가지 긴급상황에 대한 상세한 매뉴얼을 갖추고 있다.

하이닉스 관계자는 "청주사업 장의 경우 비상대응팀은 올해 상반기에만 46차례 비상대응 훈련을 했다"고 소개했다.

이런 위기대응 체제는 대형 제조사뿐아니라 갈수록 덩치가 커져만가는 유통업체 들도 강조하는 대목이다.

삼성테스코 홈플러스는 신선식품과 냉장·냉동식품을 전담 취급하는 경남 함안 물류센터뿐 아니라 각 점포별로도 자가발전 시스템을 마련해놓고 있다.

함안 물류센터는 정전시 8초 내에 자체 발전기가 작동되고 40초 안에 전력 공급이 재개되도록 지어졌다.

최대 54시간동안 외부전력 공급없이 물류센터를 가동할 수 있다는 게 홈플러스측 설명이다.

점포별로도 정전이나 재해 등으로 외부 전력공급이 중단되면 곧바로 자체발전시 스템을 통해 전력을 생산, 길게는 12시간 가량 냉장·냉동설비의 100%, 점포내 조명 시설의 50%를 가동할 수 있다.

이마트도 재해 등으로 매장내 전력공급에 차질이 생기면 비상발전기가 자동 가동되면서 냉장·냉동식품 보관시설과 비상조명, 승강기 등 필수 부문을 중심으로 전력을 공급한다.

롯데마트도 점포별로 비상발전시스템을 갖추고 정전시 냉동·냉장기기 등 핵심 부문에 대한 전력공급 차질이 없도록 하고 있다.

그러나 업계의 한 관계자는 "아무리 철저한 대응시스템을 갖춰도 이런저런 이유의 정전사고 등 뜻하지 않은 사고는 있기 마련이고, 특히나 전력이 끊겨 자체 비상 전력이 공급되더라도 필요량의 30-40%에 그치는 등 절대량이 부족하기 때문에 애로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다른 관계자는 "순간적인 정전도 상당히 많지만 한전 눈치를 보느라 말도 못하고 그로 인해 발생한 불량품을 폐기 처분하는 등 업체가 손실을 떠안고 그냥 지나가는 경우도 있다"고 전하면서 한전측에 귀책사유가 있을 수 있는 정전사고의 문제점에 대해 거론했다.

(서울=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