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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동] 전기 팔아 폭리 "한 달에 전기세 백만원" ①

김형주

입력 : 2007.08.03 15:58|수정 : 2007.08.03 16:07


지난 6월초 한 통의 제보전화를 받았습니다.

동대문 흥인시장에서 노점상을 하고 있다는 이 사람은 놀라운 사실을 말해줬습니다.

"노점상들에게 전기를 공급해주고 돈을 갈취하는 사람이 있다."


<자칭 '전기상'이 '전기세'를 갈취하는 모습>

'하긴... 거리에 늘어서 낮에도 불을 밝히고 장사를 하는 노점상들이 도대체 어디에서 전기를 끌어올까?'

기자 본인도 이런 궁금증을 가졌던 적이 한 두번이 아니었는데, 그 실마리가 풀리는 듯 햇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전기를 공급하는 행위가 아니었습니다.

전기를 공급한다면서 노점상들에게 매월 큰 돈을 뜯어내는 게 문제였습니다.

"전기세가 하루에 3만5천원, 전구 한 등에 5천원씩 받아요. 주지 않으면 당장에 전기를 끊어버리죠."

밤중이 대목인 노점상들에게 전기를 끊는 것은 장사를 접으라는 것이나 다름없습니다.

게다가 한 달 전기세가 백만원에 달한다면 쉽게 수긍할 사람은 없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SBS 사회부 취재팀은 작전을 짠 뒤, 잠입용 카메라를 들고 한 밤 중에 출동했습니다.

새벽 3시. 흥인시장에 트럭 한 대가 들어서더니 40대로 보이는 한 남자가 내렸습니다.

노점상들에게 호스로 물을 공급해주던 남자가 상인들로부터 돈을 걷는 장면이 카메라에 포착됐습니다.

주변 경찰이 순찰을 돌고 있지만 아랑곳 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순찰 도는 경찰이 알면서도 묵인하고 있는 것인지 의심스러웠습니다.

상인들은 이 남자가 걷어간 돈이 전기세라고 말합니다.

"(아까 그 분이) 물 하고 전기를 관리하거든요"

매일 일수 찍듯이 걷어가는데, 이렇게 노점상들은 돈을 뜯기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노점상들은 달리 전기를 구할 방법이 없어 울며 겨자먹기로 돈을 낼 수밖에 없습니다.

발전기를 사 전기를 쓰려해도 기름값 등의 유지비를 따지면 뜯기는 전기세보다 더 든다는게 상인들의 설명이었습니다.

취재팀은 전기세를 수금하는 남자를 붙잡았습니다.

"내가 챙기는게 아니에요. 전 심부름만 하는거에요."

뒤에 숨어있다는 업자 김 모씨의 행방을 쫓았지만, 취재를 눈치 채고 잠적했습니다.

김씨는 놓쳤지만 김씨가 만들어놓은 배전판을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노점상 70여곳에 전력을 공급하기 위해 만든 임시 배전판인데, 전선이 얽히고 ?혀 조잡하기 짝이 없었습니다.

취재 사실을 알고 뒤늦게 나온 한국전력 관계자는 화재위험이 높다고 진단했습니다.

"이렇게 하면 안 되죠. 차단기가 떨어져야 하는데 안 떨어지면 불날 우려가 있지 않나..."

배전판에서 이어진 전선은 미로같은 시장 골목으로 이어지고 있었습니다.

한전 관계자는 두 가지 가능성을 제시했습니다.

하나는 업자 김씨가 근처 상점에 돈을 주고 전기를 사서 되판 경우고, 다른 하나는 근처 상가 전력을 무단으로 훔쳐 끌어온 뒤 되팔았을 경우입니다.

이런 전기 불법판매와 도용은 전기사업법에 따라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2천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집니다.

취재 결과 업자 김씨를 붙잡지는 못했지만 이 지역에서 이런 일이 벌어진 수년 동안 낌새도 못챘다는 한국전력과, 매일밤 범죄 현장에 순찰인력을 보내면서도 실마리조차 잡지 못한 경찰이 뉴스를 보고 진상조사에 나섰습니다.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