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서 10만원대 장비 손쉽게 구입…사회 전반에 이미 만연된듯
지인들 간의 사기 도박에까지 전파가 무시로 악용되는 등 불법 도감청 및 영상 촬영 행위가 사회 전반에 만연돼 있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경찰청 광역수사대와 정보통신부 중앙전파관리소는 27일 수백m 밖에서 영상을 모니터할 수 있는 무선 폐쇄회로(CC) TV와 귓구멍에 감출 수 있는 무전기를 이용해 사기 도박을 벌인 일당을 적발했다.
문제는 이들이 관련 전문가의 조언 없이도 손쉽고 값싸게 장비를 구했고 설치 또한 스스로 했다는 데 있다.
도박을 주도했다 구속된 김 모(40)씨는 "인터넷에서 광고를 보고 장치를 샀다. 산다는 글을 올리면 바로 전화가 오기도 한다. 250만 원을 주고 사서 설명서를 보고 그냥 설치했는데 알고 보니 60만 원짜리를 속아서 샀다"고 말했다.
실제로 인터넷 직거래몰 등에는 도청 장치를 판매한다는 광고가 다수 게재돼 있었고 10만 원대이면 무선 도감청 장비를 구입할 수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중앙전파관리소는 IT기술이 발달하고 국내외에서 점점 더 교묘한 제품들이 만들어지고 있기 때문에 불법 도감청 적발 건수 또한 해마다 늘고 있다고 밝혔다.
관리소에 따르면 전파법과 통신비밀보호법 위반 사안을 적발하기 시작한 2004년에는 2건에 불과했으나 2005년에는 45건, 2006년에는 51건으로 크게 늘었고 올해도 벌써 이날까지 25건이 단속됐다.
유형도 다양해 올해 6월에는 대기업 사장의 책상 서랍에 도청기를 설치한 과장이 붙잡혔고 2006년 12월에는 경쟁사의 중역 회의를 몰래 들은 스파이가 단속됐으며 같은 해 9월에는 연인의 외도 정황을 잡기 위해 침대에 도청기를 설치한 남성이 적발되기도 했다.
음란 사이트에 팔기 위해 투숙객의 행위를 몰래 녹화했다가 단속된 숙박업소가 다수다.
중앙지검 특별사법경찰관으로 구성된 관리소 단속팀은 자동차에 장비를 싣고 기업체, 숙박업소 부근 등을 임의로 이동하면서 정통부에서 허가받지 않은 전파를 골라내 사법처리하고 있다.
하지만 서울 지역 단속요원이 8명밖에 없고 전국적으로 100명도 안돼 이미 널리 퍼진 불법 도감청에 대한 실태조차 파악되지 않는다는 지적이다.
관리소 관계자는 "회사의 주요 회의가 있거나 특별히 도감청이 의심되는 장소가 있으면 정통부에 등록한 19개 도감청 탐지 사설업체에 조사를 의뢰하는 게 피해를 막을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이라고 말했다.
경찰과 관리소는 시민의 사생활이나 기업의 비밀을 침해하는 행위를 근본적으로 막기 위해 불법감청 장비의 제작자와 판매자, 설치 기술자 등으로 수사를 확대할 방침이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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