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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간 파병국들 '철군 논란' 거세질 듯

입력 : 2007.07.26 01:11


외국 군대의 철수를 요구하고 있는 아프가니스탄 무장세력 탈레반이 25일 한국인 인질을 살해한 것이 아프간 파병국에서 철군 논란을 불러일으킬 지 주목되고 있다.

2001년 9.11 테러 직후 미국의 침공으로 탈레반 정권이 붕괴한 아프간에 주둔 중인 외국군 병력은 현재 3만9천명에 달하고, 이 중 37개 국에서 파견된 미국 주도의 다국적군과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 군이 3만6천여 명으로 주축을 이루고 있다.

이들은 국제안보지원군(ISAF)이라는 기치 하에 탈레반 잔탕 소탕 등 전투 임무를 수행하거나 전후 안정화 작업을 지원하고 있다.

ISAF에 소속되지 않은 채 독자적으로 활동중인 외국군 병력도 6천여명에 이른다.

ISAF를 주도하는 나토는 탈레반 게릴라들의 저항을 꺾기 위해 지난달 아프간 주둔군 규모를 기존의 2배 수준인 1만7천 명으로 늘렸다.

나토는 특히 영국, 캐나다, 네덜란드 군을 주축으로 반군의 저항이 가장 심한 남부 지역으로 활동 범위를 넓혀가고 있다.

이처럼 대규모 외국 병력이 아프간에 파견돼 활동하고 있지만 아프간의 치안 사정은 호전되기는커녕 악화일로로 치닫고 있다.

다국적군이 대 테러 전쟁이란 명분을 내세워 벌이고 있는 아프간 안정화 작전이 외세를 배격하려는 탈레반 전사들의 강력한 저항에 부닥쳐 실효를 거두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와중에 아프간에서는 파병국인 독일인 및 한국인 피랍 사태가 잇따라 터졌다.

탈레반은 외국인 인질들을 앞세워 해당국에 철군 압력을 가함으로써 어느 정도 성과를 거뒀다.

탈레반은 아프간에 주둔 중인 200여 명의 한국군 다산(공병), 동의(의료) 부대의 철수를 요구해 연내 계획으로 잡혀 있던 한국 정부의 철군 계획을 구체화하는 데 성공했다.

자국민 납치 사태를 겪은 독일에서도 3천여 명의 아프간 주둔 병력을 빼내는 문제가 수면 위로 떠오른 상태다.

대연정에 참여하고 있는 사민당 일부 의원들과 녹색당 등 야당 의원들은 최근 자국 병사 3명이 탈레반의 폭탄공격으로 사망하는 사건 등이 발생한 뒤 조기 철군 논의를 본격화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현지 언론은 아프간 철군 여론이 높아짐에 따라 독일 의회가 오는 10월 독일군의 아프간 주둔 연장안을 부결시킬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까지 나오고 있다.

그러나 앙겔라 메르켈 총리가 이끄는 독일 정부는 아프간 주둔군을 철수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고수해 철군 문제는 독일 정치권을 달구는 최대 이슈가 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2천 명 이상의 병력을 아프간에 주둔시키고 있는 캐나다도 철군 논란에 휩싸여 있다.

지난해 반군과의 전투로 희생된 자국 병사가 36명이나 되는 등 피해가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아프간에 파병한 각국에서는 조지 부시 미 행정부와 연대한 집권세력은 계속적인 주둔을 주장하고, 야권과 시민단체들은 철수를 요구하는 모양새가 나타나고 있다.

일부 전문가들은 이슬람의 순교정신으로 무장한 탈레반을 무력으로 소탕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말한다.

무력 만을 앞세운 아프간 안정화 작전이 결국 실패할 것이라는 얘기인 것이다.

아프간에서 발생한 한국인 인질 피살 사건은 그런 시각을 견지하는 각국 반전평화단체들의 철군 주장에 힘을 실어주는 계기가 돼 철군 논란에 불을 지필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서울=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