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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의 '2단계 균형발전계획' 실효성 있을까

입력 : 2007.07.25 15:20


정부가 25일 내놓은 2단계 국가균형발전 종합계획은 법인세 감면 등을 통해 기업과 인력을 수도권에서 지방으로 옮기려는 것이 핵심이다.

정부가 2월 경북 안동에서 제시했던 지방에 기업하기 좋은 투자환경과 살기 좋은 생활여건을 조성하겠다는 구상의 세부 정책들이 마련된 것.

그러나 법인세 감면을 두고 세수 결함 우려와 함께 실제로 지방으로 이전할 기업이 있겠느냐는 실효성 의문, 수도권 역차별에 따른 위헌 논란 등이 제기되고 있다.

 

◇ 2단계 종합계획 어떻게 나왔나

참여정부는 2004년 국가균형발전특별법 제정을 통해 행정중심복합도시, 공공기관 지방이전 등 강력한 분산정책을 추진했지만 1단계 효과는 2010~2014년 이후에 나타나기 때문에 이보다 획기적인 대책이 필요했다.

1단계 구상이 주로 공공기관 중심이라는 한계가 있어 2단계는 부를 창출하는 기업과 인력을 수도권에서 지방으로 이전시켜 지방화를 공고히 하려는 것이다.

정부는 수도권에 기업 등 좋은 일자리와 경제력, 교육.문화.의료기관의 집중을 심각한 상황으로 진단했다.

정부는 수도권 인구가 꾸준히 늘어 지난해 말 48.7%인 수도권 인구비중이 2011년 50.1%, 2030년에는 54.1%까지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또 인구와 소득, 재정력, 복지, 인프라 등 주요지표 모두 수도권 집중과 지역간 현격한 격차가 발생한 것을 확인했다고 강조했다.

정부는 이밖에 기업의 본사가 수도권에 집중돼 지난해 법인세수의 수도권 비중이 79%에 달하는 등 법인세 규모도 지역간 차이가 크게 나타나고 있다는 점을 지적했다.

이런 배경에 따라 노무현 대통령이 지난해 11월 29일 목포대에서 처음으로 제안한 2단계 구상은 올해 2월 2단계 균형발전 구상 대국민 보고와 지자체·경제계 의견 수렴 등을 거쳐 25일 진주산업대에서 열린 선포식을 통해 세부 정책으로 발표됐다.

 

◇ 기업 세금 깎아주기가 핵심

정부는 전국을 지역발전 정도에 따라 4개 그룹으로 나눠 지역별로 법인세 감면 정도의 차이를 두고 중소기업에 대해서는 조세특례제한법에 의해 한정된 감면기간을 없애 항구적으로 적용키로 했다.

이에 대해 우선 세수 결함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지방의 중소기업은 이익이 나더라도 법인세를 최대 70%까지 감면받는 만큼 재정부담은 늘어난다.

재정경제부는 대기업의 이전과 창업에 대해서는 계획을 알 수 없기 때문에 중소기업에 대한 세수감면 효과만 5천억 원 정도로 추정했다.

정부가 세율 인상이나 세목 신설 없이 비과세와 감면을 축소해서 재원을 마련한다는 정책목표에 어긋난다는 지적도 있다.

참여연대 조세개혁센터 최영태 소장은 "조세형평성을 추구하고 재정수요를 확보하기 위해 조세특례 조항을 정비한다는 정부의 정책과 맞지 않을 뿐 아니라 법인세 감면에 대한 영향평가 없이 진행된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기업의 입지 선택은 인프라나 시장과의 접근성 등의 변수가 세제보다 크고 특히 지식기반산업의 경우 우수인력 확보가 핵심이기 때문에 낙후지역으로 옮기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는 점에서 실효성에 대한 의문도 제기되고 있다.

강남훈 중소기업중앙회 정책개발본부장은 "이번 대책은 기존에 있던 것들이 대부분인데 종합적인 인프라를 구축해주는 획기적인 대책이 아니면 큰 실효를 거두기 어렵지 않나 생각한다"고 말했다.

재계 관계자는 "기업은 기본적으로 기술과 인력, 업종, 물류비 등에 따라 지방으로 이전하는 게 좋은 기업도 있고 수도권에 남는 게 좋은 기업도 있다"며 "시장원리에 따라 결정해야 할 것을 정부가 주도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

이밖에 조세감면은 정책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일반 세제에서 예외를 두는 것인데 감면을 영구화 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으며 헌법상 가치인 '조세평등주의'에 어긋난다는 논란도 제기됐다.

최영태 소장은 "항구적 감면을 결정하면 이후 법을 개정할 수 없게 되는 문제점이 있다"며 "또 지방에 따라 세율을 달리 하는 것도 문제가 있다"고 말했다.

지방 법인세 영구 감면은 재경부도 세수감소와 조세체계가 무너지는 부작용에 대한 우려를 제기했지만 노무현 대통령의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노 대통령은 5월 포항시청에서 열린 토론회에서 "지방이전 기업에 세제 혜택은 기한이 필요하다면 항구적인 제도로 가자"고 말한 바 있다.

 

◇ 균형발전 정책 논란 다시 불거지나

정부가 종합대책의 구체적인 내용을 밝힘에 따라 과거 대책 발표를 앞두고 벌어졌던 참여정부의 균형발전 정책에 대한 찬반 논쟁이 다시 불거질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경제학회가 5월 21일 개최한 정책포럼에서는 수도권 밀집에 따라 정치와 경제, 사회 등 총체적 부작용이 있어 균형발전 전략의 당위성을 강조하는 주장과 비효율적이며 실현되기 어려운 정책이라는 비판이 맞섰다.

또 6월 7일 열린 한국국제경제학회 하계 정책세미나에서 박세일 서울대 교수는 균형발전론은 발전이론 없는 공허한 감상론이나 반 발전론이 될 위험이 있다고 지적했다.

신도철 숙명여대 교수는 "법인세 감면으로 기업이 이전할 수 있는데 인프라와 인력이 부족한 낙후지역에 공장이 세워진다면 국가 전반적으로 비효율이 나타날 것"이라며 "또 런던과 도쿄, 파리 등은 규제를 완화하는 추세로, 국제도시와 경쟁해야 하는 상황이기 때문에 반드시 좋은 정책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전경련 이승철 경제조사본부장은 "수도권은 포화상태이므로 기업의 지방 이전은 환경오염과 집값 상승 등의 부작용을 해소할 수 있어 기본적으로 환영한다"며 "그러나 재정지원은 공짜가 아니고 국민의 세금이 투입돼야 하는 만큼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서는 수도권에서 빠져나가는 부분에 대한 규제를 풀어주는 정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