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운을 부르는 참 좋은 인연
동화책에서나 만나볼 수 있던 보물선이 우리나라 서해에서 또 발견됐습니다.
진귀한 고려청자를 가득 싣고 말이죠.
이번에 발견된 보물선은 충남 태안군 근흥면 대섬앞바다 수심 10여 미터 뻘밭에 묻혔는데 동서길이가 7.6m, 남북길이7.3m에 선체의 외판 폭이 40cm,두께6cm에 이릅니다.
현장을 찾은 서울대학교 조선해양공학과 최항순 교수는 선박의 규모로보아 보물선의 길이는 약20m가량됐을 것으로 보이며 지금까지 나온 것 중 가장 규모가 큰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또 최 교수는 남아있는 선체 잔해물로 미루어 우리나라 해송으로 만든 전통한선임에 틀림없다고 주장하더군요.
배가 큰 만큼 그안에 실려있는 보물또한 양이 상당했는데 겹겹이 포개진 고려청자가 빼곡히 실려있고 지금까지 육안으로 확인한것만 2천여 점.
문화재청 발굴팀은 본격 발굴작업을 벌일 경우 최소 8천여 점의 청자 그릇이 쏟아져 나올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발견된 고려청자는 전남강진에서 생산돼 고려시대 수도이던 개경으로 운반하던 중 이곳 해역에서 선박침몰로 매장된것으로 추정되고 있죠.
지금까지 나온 청자는 대접과 접시가 주를 이루고 참외모양의 과형 주전자, 항아리, 발, 찻잔, 단지, 숟가락 받침대 등 임.
접시에는 앵무새와 모란 문양이 새겨져있고 철가루로 그린 청자철화문잔도 나왔습니다.
이 청자는 연대기별로 볼 때 고려 인종 12년 무렵인 서기 1134년쯤 제작된 것으로 추정되고 있습니다.
무려 870여 년이라는 긴 세월간 햇빛을 보지 못하고 어두운 뻘 속에 갇혀 있었던 거죠.
고려청자는 대부분 보존상태가 양호해 참 다행입니다.
도자기분야 문화재전문위원인 윤용이 명지대 미술사학과 교수는 발견된 유물은 왕실에서 사용한 고려청자의 최상급은 아니고, 그 다음 등급으로 주로 관청이나 귀족들이 사용한 생활용기로 보인다고 평했습니다.
윤 교수는 보존상태나 규모면에서는 단연 최고라는 말도 덧붙였죠.
그런데 870여 년만에 보물선을 찾게된 동기가 참 재미있습니다.
뻘속에 뭍혀 있던 고려청자의 존재를 세상에 알리게된 전령은 바로 주꾸미였습니다.
지난5월 15일쯤 충남 태안군 근흥면에사는 어부 58살 김용철 씨는 이곳 해역에서 주꾸미를 낚고 있는데 미끼에 걸려 올라온 주꾸미 한마리의 발에 바로 접시 한 개가 달라붙어 있었던거죠.
김씨는 접시가 예사롭지 않다고 판단, 3일뒤 태안군청에 신고를 했고 감정결과 주꾸미가 건져올린 접시는 바로 고려청자였습니다.
애주가들 술안주로 인기를 끌고있는 주꾸미는 사실 12월에서 5월 사이 서해에서 많이 잡히는 어종입니다.
주꾸미가 불러온 행운은 이번이 처음은 아닙니다.
지난 2월 13일 충남 보령시 무창포 앞바다에서 사격훈련 중이던 공군 KF16 전투기가 추락했을때 바다로 탈출한 전투조종사를 구해 감동을 준 사람은 바로 주꾸미잡이 어부였습니다.
주꾸미를 잡다가 폭음을 듣고 사고현장으로 달려가 혼신을 다해 조종사를 구조한 김학철 씨 형제의 선행은 아직도 눈가에 삼삼합니다.
주꾸미가 건져올린 고려청자를 신고해 보물선을 찾는데 일등공신인 어부에 대한 포상은 얼마나 될까요?
돈 얘기를 해서 좀 그렇습니다만, 사실 궁금했습니다.
매장문화재 법에는 유물발견자에 대해서 유물가치의 50%를 지급하도록 돼 있답니다.
나머지50%는 국가몫이라는가죠.
그러니까 이번에 신고한 어부의 포상몫은 주꾸미가 건져 올린 청자접시1개의 가치에 절반인 셈입니다.
쫄깃하고 고소한 맛에 오래 사랑받고있는 주꾸미가 다음엔 어떤 행운을 불러올지 벌써 궁금해 지는군요.
주꾸미는 단지 맛있는 밥 반찬이나 술안주가 아니라 행운을 불러오는 吉魚인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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