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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이 무너지고 땅이 꺼지는 참담한 기분"

입력 : 2007.07.21 16:22


아프가니스탄에서 피랍된 분당 샘물교회 봉사단의 가족 대표들은 21일 "하늘이 무너지고 땅이 꺼지는 참담한 기분"이라고 심경을 밝혔다.

이들은 이날 오후 성남시 분당 샘물교회 사무실에서 노무현 대통령 담화를 들은 뒤 가진 언론과의 첫 공개 인터뷰에서 이 같이 말했다.

서명희(29.여), 경석(27) 두 남매를 함께 아프간으로 보낸 아버지 서정배(57) 씨는 "외신보도가 오보였으면 좋겠다"며 "두 아이들이 혹시 무슨 일을 당하면 이 세상을 살 수 있을까.."라고 말하며 눈물을 참느라 잠시 말을 잇지 못했다.

가족 대표인 차성민(차혜진씨의 동생) 씨도 "어젯밤 무시무시한 단어를 사용한 외신(살해경고) 소식을 듣고 가족의 한 사람으로써 가슴이 너무 아파서.."라며 울먹였다.

차 씨는 "오늘 새벽 가족 대표들이 외교통상부를 방문해 정부로부터 이해할 만한 설명을 들었고, 정부와 언론, 국민들이 다 저희를 응원해 주시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좀 더 노력해서 사랑하는 가족들이 무사귀환 할 수 있도록 해 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다음은 가족들과의 일문일답.

--지금 심경은.

▲서정배 씨 : 밖에 나와 있어서 바로 뉴스를 보지 못했다. 어젯밤 11시에 뉴스를 보고 하늘이 무너지고 땅이 꺼지는 참담한 심경이었다. 답답하고.. 애들 둘이 무슨 일을 당하면 이 세상을 살 수 있을까. 안심이 되는 것은 대통령이 담화를 통해 석방을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 한다고 하니까 기대하고 있다. 다만 오늘 오후 4시30분 기한이라는 보도가 진실인지, 오보인지 모르겠다.

▲이상민(30. 이주연씨 오빠) 씨 : 인터넷을 통해 처음 봤을 땐 한국인이라고 해서 그런가보다 했다. 나중에 동생이 포함됐다는 것을 알고 숨이 멎는 것 같았다. 부모님도 나도 지금은 많이 양호한 상태다. 많은 분들이 걱정하고 염려해 주시고 있고, 정부 차원의 노력을 믿고 있다. 가장 염려 되는 것은 정부도 신상 등을 정확히 파악하지 못하고 있는 것 같고 (살해위협) 외신의 진위여부가 가장 궁금하다.

--가족의 신상에 대해 말씀해 달라.

▲서정배 씨 : 간호사로 일하는 딸은 인도나 르완다 같은 곳으로 여러차례 봉사활동을 다녀왔다. 그곳 상황이 너무 비참하고 특히 어린이들을 돌본다고 하더라. 이번에 기회에 미용 공부를 하고 있는 동생도 함께 데리고 가기로 한 것 같다. 딸은 다녀오면 일본에 가서 (외국 간호사 자격) 시험을 본다며 시험 공부를 해야 한다고 했다. 빨리 돌아와서 공부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이상민 씨 : 간호학과를 나와 간호사로 일하면서 봉사활동을 자주 다녔다. 이번 봉사활동도 충동적으로 간 것이 아니라 일하던 병원을 그만두고 다른 병원으로 옮기기 전에 몇 달간 마음먹고 준비하면서 간 것으로 알고 있다.

--떠날 때 어떤 이야기를 나눴나.

▲서 씨 : 떠나기 열흘 전에 (지방) 집에 들렀길래 잘 다녀오라고 격려했다. 나는 봉사하고 싶은 마음이 있어도 못 도와 주니까 너희들이 가서 잘 하고 오라고 얘기했다. 간호사로서 공부한 게 있고 계속 간호사 일을 할 것이니까 당연히 그런 봉사(의료 봉사)를 간 거다. 봉사는 많이 할수록 좋은 거고 계속 잘 하고 돌아왔었으니까 이런 일이 있으리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다.

▲이 씨 : 이번에 가서 보고 배우면서 섬김의 자세를 배우고 오겠다는 마음가짐으로 갔다. 자유롭게 연락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니지만 어머니한테는 전화를 한 것으로 알고 있다.

--소식을 듣고 어떻게 지냈나.

▲서 씨 : 친척들에게도 알리지 않고 아내와 함께 집에서 조용히 지냈다. 외부로 알리고 싶지 않았지만 언론보도를 통해 소식을 들은 사람들이 전화를 많이 해줬다. 아내는 지금도 밥도 못먹고 있는 상황이다.

▲이 씨 : 부모님은 집에서 조용히 무사히 돌아오기만을 바라고 있고, 나는 교회에서 다른 가족분들과 이야기도 나누고 정보도 주고 받았다.

-- 정부에 바라는 점이 있다면.

▲서 씨 : 외교부 장관이나 대통령이 담화를 통해 말씀해 주신 것은 고맙다. 정부에서도 확실한 것을 모르는 것 같은데 살해경고 시한 보도는 오보였으면 좋겠다. 납치한 사람도 가족이 있을테니 그 마음을 헤아려 꼭 석방해 줬으면 좋겠다.

▲이 씨 : 오후에 대책반이 현지에 파견된다고 하니까 시급히 일이 잘 마무리 됐으면 좋겠다. 가장 요구하고 싶은 것은 정확한 상황과 신변을 확보하는 것이다. 가족들의 마음을 생각해서 조속히 처리했으면 좋겠다.

(성남=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