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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 집단납치…무엇을 노렸나?

입력 : 2007.07.20 18:50

몸값·종교 문제·대테러전 저항 가능성


아프가니스탄에서 19일 약 23명의 한국인이 현지 무장단체인 탈레반 세력에 의해 납치된 것으로 전해져 납치 배경이 주목되고 있다.

아프간 주재 한국대사관 측은 20일 연합뉴스와의 전화통화에서 "한국인들이 무장세력에 의해 납치된 사실이 정부 채널을 통해 공식 확인됐다"며 납치 사실을 확인했다.

대사관 측은 그러나 한국인 피랍자 수와 관련해서는 "한국에서 온 20명과 현지에서 합류자 등 23명이 납치된 것으로 파악하고 있지만 알 자리라 방송에서 전화가 와 피랍자가 18명이라고 전했다"고 말했다.

한국인 집단 납치 배경과 관련, 우선 납치된 한국인들이 경기도 성남 분당구 정자동에 있는 샘물교회 소속 신도 20명을 포함한 기독교인이라는 점이 주목을 끌고 있다.

아프간은 이슬람 사회로 자국 내에서의 다른 종교인의 활동에 민감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따라서 샘물교회 소속 신도들은 현지 칸다하르에 있는 힐라병원과 은혜샘유치원에서 협력봉사활동을 벌이기 위해 지난 13일 입국, 현지로 이동중이었지만 현지 탈레반 세력이 선교활동을 위해 현지를 방문한 것으로 인식해 납치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특히 지난 해 여름 기독교 계열 비정부단체인 아시아협력기구(IACD)가 아프간 수도 카불에서 한국인 수천 명이 참여하는 `아프간 평화축제'를 기획하면서 탈레반 등에 의한 아프간 내 한국인 테러 가능성이 집중 부각됐었다.

당시 행사 계획을 철회시키려는 한국 정부와 IACD측이 수개월간 공방을 벌인 끝에 결국 IACD 측이 지난 해 8월 행사 개최를 포기하면서 사태는 별 탈 없이 마무리됐다.

현지에서 탈레반 세력을 대상으로 대테러전을 벌이고 있는 미국 등 아프간 국제지원군과 외국인을 대상으로 한 최근 탈레반 세력의 무차별적 테러와 납치도 배경 중 하나로 꼽힌다.

한국군 의료.공병부대인 동의.다산부대 장병 200여 명이 현지에 주둔하고 있는 만큼, 이에 대한 저항으로 한국인을 표적으로 삼았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탈레반 세력 등 현지 무장세력들은 저항활동의 일환으로 최근 테러, 납치 등을 무차별적으로 자행하고 있다. 지난 18일에는 독일인 2명과 아프간인 5명 등이 무장괴한에 납치됐고 독일은 지난달 28일 실종된 한 독일인 남성도 괴한에 의해 납치된 것으로 보인다고 밝힌 바 있다.

이 때문에 현지 무장세력들이 납치를 새로운 `무기'로 활용하고 있다는 지적까지 나오고 있다.

한국인에 대해서도 지난해 7월 말 카불 인근 수로비 지역에서 주머니에 수류탄과 사제 폭발물이 장착돼 있는 대한적십자사 봉사단의 조끼가 발견되기도 했으며 석 달 뒤인 10월에는 카불에 거주하는 우리 교민의 자택 벽에 위해를 경고하는 듯한 대형 낙서가 발견되기도 했다.

또 지난 2월 초에는 아프간 탈레반 세력이 수감 중인 동료 석방에 이용할 목적으로 아프간 국경도시 토르캄에서 수도 카불로 이동하려는 한국인을 납치할 계획이라는 첩보가 우리 정보 당국에 입수되기도 했다.

다른 한편으로 현지 무장세력이 단순 몸값을 노리고 납치를 감행했을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NGO 활동을 하며 수시로 현지를 방문하고 있는 한 관계자는 "종교적 문제나 대테러전과는 상관없이 몸값을 받기 위해 외국인을 상대로 한 단순 납치일 수도 있다"고 말했다.

외교부는 한국인 집단 납치사건에 대해 "현재로서는 납치 목적을 알 수 없다"며 "납치단체가 명확히 확인되고 그들의 요구 사항 등을 종합적으로 분석해 봐야 파악할 수 있을 것"이라며 신중한 반응을 보였다.

(서울=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