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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여권 대선주자 사이에 '손학규 검증론' 부상

입력 : 2007.07.18 19:04

친노 이어 비노주자도 날세워


범여권 대선주자군 사이에서 '손학규 검증론'이 부상하고 있다.

'적진'인 한나라당에 오랫동안 몸담았던 손 전 지사가 과연 범여권 후보로서 적격한 인물인지를 확실히 따져봐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는 것.

여기에는 '후발주자'이면서도 후보 지지도에서는 압도적 우위를 달리는 손 전 지사를 어떤 식으로든 견제해보려는 심리가 작동하고 있음은 물론이다.

대통합의 기치 아래 유지돼온 손 전 지사와 기존 범여주자군의 밀월관계가 막상 '링'에 오를 상황에 다다르자 서서히 칼끝대치 양상으로 바뀌고 있는 분위기다.

가장 날이 선 쪽은 친노주자 진영이다.

김두관 전 행자장관은 이날 오후 대구에서 가진 한 강연에서 "손 전 지사는 국민의 정부, 참여정부를 부정했다. 범여권 후보가 될 수 없다"며 "우리가 자존심도 없느냐"고 직격탄을 날렸다.

한명숙 전 총리도 적극적 검증론을 펴고 있다.

한 전 총리의 한 측근은 "손 전 지사가 범여권 대열에 합류한 것은 존중하지만 적어도 한나라당에 있었던 14년에 대해 경선과정에서 철저한 검증이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해찬 전 총리도 범여권 후보로서의 정통성에 강한 의문을 제기하며 검증의 칼을 가다듬고 있다.

이 전 총리는 지난주 대구 강연에서 손 전 지사에 대해 "같은 대학 나왔다는 것만 같고 살아온 길이 다르다"며 "실제로 한 일이 다르고, 정책적으로도 전혀 다르다"고 비판했다. 이 전 총리는 18일 기자간담회에서는 "범여권은 아니지만 반한나라당 후보다"라고 다소 톤을 낮췄지만 검증의 기조는 분명히 하고 있다.

유시민 의원도 서서히 견제구를 던지고 있다.

유 의원은 지난 12일 광주에서 가진 한 강연에서 "옛날에 딴 당에 몸담으면서 김대중 전 대통령에 대해 '정신병자'라고 하고 노무현 대통령에 대해 '경포대(경제를 포기한 대통령)'라고 한 것도 다 잊어주겠다"며 "그런데 '미안해요'라고 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지적했다.

유 의원은 "평창의 동계올림픽 유치 실패가 노 대통령이 국제사회에서 존경받지 못해 그렇다고 하는데, 그럼 전두환 전 대통령은 국제사회에서 존경받아 88올림픽을 유치했느냐"고 지적하고 "옛날 대변인 때는 몰라도 이쪽에 와서 동질세력이 되려면 입을 좀 조심해야 하지 않느냐"고 꼬집었다.

비노주자 진영도 점차 검증론을 꺼내기 시작했다.

정동영 전 의장은 대통합을 위해 범여권 주자들이 힘을 모아야할 때라고 강조하면서도 경선국면이 본격화되면 어떤 식으로든 비판적 검증이 필요하다는 쪽으로 입장을 정리하고 있다.

정 전 의장측의 한 관계자는 "지금은 대통합에 주력해야 할 때"라며 "범여권 경선국면이 본격화되는 시점에서 모든 주자들에 대한 비판적 검증이 당연하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특히 "손학규 후보는 정치사적으로 볼 때 정주영, 박찬종, 이인제, 정몽준으로 이어지는 제3후보의 성격을 갖고 있다"고 지적했다.

통합민주당 대선주자인 김영환 전의원은 연합뉴스와의 전화통화에서 "손 전 지사는 민주개혁진영의 정체성에 맞지 않는다"며 "탈영병을 데려다가 사령관을 만드는 것으로 세계전쟁사에 없던 일"이라고 지적하고 "제3지대 신당이라는 게 결국 손 전 지사를 세우고 그 뒤에 열린우리당 실패세력이 함께 하려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나 손 전 지사를 범여권 주자로서 '용인'해줘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통합민주당 이인제 의원은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손 전지사가 자기 몸에 맞지 않아 탈출하는 게 나쁘다고 보는 것은 옳지 않다"며 "경선에서 희망이 없으니까 나온 게 아니라 노선이 안맞아서 나왔다는 말을 믿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